‘IT 트렌드, 이제 프린터사업 사령탑에게 물어봐.’
프린터가 단순 사무 주변기기의 틀을 벗고 지능형 사무 정보 시스템으로 진화하면서 IT산업의 흐름을 꿰뚫어보는 사업부 수장의 능력이 중시되고 있다. 이는 2.0시대 프린팅 시장에서는 과거 일반적 형태였던 프린터 박스와 소모품 위주의 판매방식이 아닌 프린터 보안·자산관리 등의 솔루션과 컨설팅을 포함한 ‘통합문서관리서비스(MPS)’ 전략이 주류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혜안으로 시장을 창출하다=박종우 삼성전자 디지털미디어총괄 사장 겸 디지털프린팅사업부장(55), 조태원 한국HP 이미지프린팅그룹장(부사장·49), 정영학 한국렉스마크 사장(46). 이들 세 사람은 미래를 내다보는 혜안으로 지금의 프린터사업을 일궈냈다.
박종우 사장은 10위 안에 명함도 못 내밀던 삼성전자의 레이저프린터사업을 과감한 투자로 단기간에 세계 2위 수준으로 끌어 올렸다. 그의 과감함은 시장 확대를 일찌감치 내다볼 수 있었기에 가능했다.
조태원 한국HP 부사장은 복사기 기반의 기업 문서 출력 환경을 디지털복합기와 솔루션이 연계되는 네트워크·정보 시스템으로 변화시킨 주역이다. 프린팅 시장의 패러다임을 일찍 감지해낸 덕분이다. 박 사장은 한발 더 나아가 토털 맞춤형 프린트사업 전략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정영학 한국렉스마크 사장은 2006년 11월 취임하자마자 사업 전략을 시장 흐름에 맞춰 단품 판매에서 비즈니스 중심으로 급선회시켰다. 그는 1년 만에 매출을 35%나 늘리면서 적자사업을 흑자로 바꿔놨다. 올해는 50% 성장이 목표다.
◇IT? 수준급 캐리어=프린터사업 수장의 캐리어를 보면 IT에 관한한 수준급이다. 박종우 사장은 미국 IBM과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에서 경험을 쌓았다. 지난 2001년 삼성전자 디지털프린팅사업부에 전무로 발탁된 박 사장은 이를 발판으로 삼성전자 디지털미디어총괄 사장까지 겸임하면서 프린팅사업과 디지털미디어산업 전반을 포괄하는 미래 마케팅 전략으로 2.0시대 프린팅 시장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
조태원 부사장은 대표적인 IT통이다. 조 부사장은 18년간 한국HP에서 컴퓨터 시스템 마케팅을 담당하며 폭넓게 체득한 금융·공공기관·엔지니어링업계 경험으로 한국HP 프린터의 국내 시장 위상을 만들어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정영학 사장도 렉스마크 본사에서 IT 경험과 마케팅 기획능력, 솔루션 비즈니스 개발 능력을 높이 샀다는 후문이다. 정 사장은 조태원 부사장과 같은 시기에 한국HP에서 컴퓨터 시스템 마케팅을 담당하며 한국IBM 매출을 넘어서는 데 기여했던 인물이다.
심규호기자@전자신문, khs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