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출입국사무소의 민원실. 대전 대화공단 한 부품공장에서 일을 하다가 부산 공장으로 이직했다는 중국인 A씨로부터 문의전화가 걸려왔다. 대전에서 9개월간 일을 하다가 최근 이직을 하려고 해서 신고를 해야하는 데 마침 체류 상한기간인 1년이 다돼가니 연장심사도 함께 받고 싶다는 것. 어떤 서류가 필요한지 또 심사기간은 얼마나 걸리는지를 물었다. 심사를 받기 전 서류 준비에만 최소 1주일이 걸릴 것으로 생각했던 중국인 A씨는 곧바로 심사에 들어갈 수 있다는 대답을 듣고 깜짝 놀라는 눈치였다.
“예전 산업연수생 시절에는 신고할 때 얼마나 불편했는데요. 말도 잘 안 통하고 답답했습니다. 그런데 심사가 이렇게 간편해져서 정말 편합니다.”
A씨의 말인즉 5년 전 A씨가 산업연수생으로 지냈던 시절대로라면 A씨는 대전과 부산을 오가면서 제출해야 할 서류가 많았고 부산 출입국관리사무소도 대전으로부터 서류를 이관받아야 했다는 것. 그러나 이제는 서류를 제출하기 위해 이리저리 발품을 팔았던 불편함도 서류가 도착하기를 기다려야 하는 일도 없어졌다고 말했다.
체류 외국인의 신고 절차가 간편해진 것은 지난 2년 동안 법무부가 체류외국인 문서 데이터베이스(DB) 구축사업으로 출입국 심사와 외국인 이력 데이터를 이미지 파일로 저장하는 작업을 진행한 덕택이다. PC에서 확인할 수 있게 되면서 외국인 근로자의 체류심사 기간이 대폭 단축됐다.
더욱 A씨는 부산 출입국사무소에 신분 확인을 위한 공식문서를 제출할 필요도 없었다. 이미 5년 전 산업연수생 시절에 제출했던 문서와 대전 출입국사무소에 보관해온 문서가 이미지로 저장돼 있어 별도로 제출할 부산 출입국사무소에서는 검색만으로 문서를 찾을 수 있었던 것.
근무 내역이나 보험 관련 내역도 이미 대전 출입국관리사무소가 갖고 있는 문서여서 따로 발품을 팔 필요가 없었다. 출입국관리사무소 담당자의 업무 처리속도도 예전보다 2배 이상 빨라졌다. 덕분에 일자리를 옮기는 외국인 노동자는 이제 전국 어느 출입국사무소에서도 즉시 심사를 받을 수 있고 바로 업무에 임할 수 있게 됐다.
법무부 관계자는 “2006년부터 체류 외국인 문서 DB 구축사업을 진행해 전국 어느 출입국사무소에서나 시스템으로 공유된 정보를 확인할 수 있어 편리해졌다”며 “체류 외국인이 부쩍 늘어가는 상황에서 이들을 위한 서비스가 한층 개선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보경기자@전자신문, okm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