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를 생산하라.’
주요 인터넷업체가 자체 콘텐츠를 확보하기 위해 두 팔을 걷어 붙였다. 그동안 포털과 같은 인터넷 업체는 주로 중소 동영상 업체가 생산한 콘텐츠를 유통하는 데 주력했다. 가령 네이버와 다음과 같은 간판업체는 콘텐츠를 자체 생산하기 보다는 유통에 집중했다. 이 달에만 벌써 콘텐츠를 자체에서 확보할 수 있는 2, 3개 전용 스튜디오가 오픈했다.
나우콤은 전자랜드· 인텔코리아· TG삼보와 함께 서울 용산 전자랜드 4층에 e스포츠 전문 인터넷 방송 스튜디오‘인텔 e-스타디움 아프리카 스튜디오’를 개관했다. 이 스튜디오는 전용 면적 230㎡ 규모로 게임 대회를 생중계하고 각종 인터넷 방송도 가능하다. 이 회사 문용식 사장은 “게임 방송에서 인터넷 홈쇼핑, 아프리카 방송까지 다양한 용도로 활용하겠다”라며 “이를 전면 개방해 아마추어 인터넷 방송이 활성화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프리챌도 서울 청담동에 인터넷 생방송과 동영상을 전문으로 제작할 수 있는 전용 공간을 마련했다. 프리챌은 이 스튜디오를 중심으로 브랜드를 알리고 자체 동영상 콘텐츠를 확보해 나가기로 했다. 포털 ‘하나포스닷컴’을 서비스하는 하나로드림도 영상 콘텐츠 제작 사업에 직접 나섰다. 하나로는 U3엔터테인먼트와 제휴해 2개 스튜디오를 구축하고 본격적인 영상 콘텐츠 제작에 착수했다.
콘텐츠 유통에 집중했던 주요 업체가 생산 쪽으로 사업 방향을 전환하는 데는 최근 변화한 환경이 크다는 분석이다. 특히 이들 업체는 빠르면 올 중반부터 시작하는 IPTV 서비스에 주목하고 있다. 관련 법규가 국회를 통과해 IPTV용 콘텐츠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실제 KT와 하나로텔레콤 등 주요 사업자는 IPTV 채널을 겨냥한 다양한 동영상 콘텐츠 확보에 사활을 건 상황이다. 게다가 자체 생산한 콘텐츠를 통해 최근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저작권 문제를 손쉽게 해결할 수 있다는 계산도 깔려 있다.
동영상 저작물(UCC)에서 저작권 문제는 최근 지상파 방송과 콘텐츠 업체의 분쟁이 ‘빙산의 일각’일 정도로 조만간 산업계 전체를 뒤흔들 정도로 파급력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 유형오 하나로 드림 사장은 “인터넷 생방송, IPTV 등 새로운 미디어 플랫폼이 등장하면서 다양한 콘텐츠 수요가 늘어나는 한편 저작권 보호는 날로 강화되는 추세” 라며 “독자적으로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하는 게 인터넷 업체의 당면 과제로 떠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지금은 일부 업체 중심으로 콘텐츠를 생산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있지만 인터넷TV(IPTV) 서비스 개막과 같은 ‘크로스 플랫폼’ 현상이 두드러지면서 점차 전체 인터넷 업계 전체의 흐름으로 굳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인터넷 업체 전용 스튜디오
○업체 // 위치 // 현황
- 나우콤 // 서울 용산 // 게임 중계, 인터넷 생방송
- 프리챌 // 서울 청담동 // 동영상 제작, 실시간 방송
- 하나로드림 // 서울 구로동 // 동영상 제작, 게임과 인터넷 생방송
강병준기자@전자신문, bjk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