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전 사내 유보금 70억원, 공모자금 36억원.’
30일 코스닥시장에 신규 상장되는 지상파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통합 수신칩 업체인 넥실리온의 재무 상황이다. 공모 자금만을 목적으로 했다면 굳이 코스닥 상장이 불필요했던 기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넥실리온은 기업공개(IPO)를 강행했다. 배성옥 사장(44)이 가진 두 가지 이유 때문이다. 첫 번째는 ‘포장’이다. 해외 진출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기술과 제품만으로는 부족했던 신뢰감을 주는데, 상장기업이라는 프리미엄이 필요했던 것이다.
“직원 29명, 지난해 매출 약 100억원에서 알 수 있듯이 넥실리온의 외형이 아직 작기 때문에 해외 파트너 기업들에게 기업의 영속성에 대한 믿음을 주는게 필요했습니다.” 주식 시장 상황이 좋지 않은 시점에 공모를 하고, 거래를 시작하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가격을 조금 높이고, 공모자금을 조금 늘리는 것보다는 정해진 일정에 따라 사업을 진행하는게 더 중요했습니다.”
두번째 상장 이유는 직원에 대한 보상 때문이다. 직원은 물론 창업 동지까지 결혼 혹은 맞선 전에 우회적인 ‘신분조회(?)’가 들어올 때는 많이 미안했다고 한다. 그래서 직원들에게 보상의 기회를 갖고 싶었다. 임직원들이 가진 주식이 약 60%. 이 중 15.01%만 배 사장 지분이다.
올해 매출 목표는 국내 130억원, 해외 60억원 등 190억원으로 잡고 있다. 보수적으로 잡았냐는 질문에는 “아니다”고 답한다. 그렇다고 과대 포장도 아니라고 한다.
지상파DMB 전국 방송, 중국시장 진출, 유럽 DAB시장 진출 등 여러 호재가 많다는 설명이다. 또 지난해 개발한 2세대 칩도 이미 공급받을 휴대폰·내비게이션 제조사들이 모델 디자인에 들어갔다.
“그동안은 회사가 갖고 있는 것 이상으로 비쳐지는 것에 부담을 갖고 있어, 노출을 자제해 왔습니다. 하지만 상장된 뒤에는 회사가 가진 가치만큼은 꼭 인정받고 싶습니다.”
첫 거래를 앞둔 배 사장의 희망이다. 배 사장을 포함해 LG전자 종합기술원 출신의 7명이 창업한 넥실리온은 지난해 상반기 매출 52억8300만원, 순이익 22억2100만원을 기록한 알토란 기업이다.
홍기범기자@전자신문, kbh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