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 살엔 모든 불가능한 것들이 가능한 것처럼 여겨진다. 하늘을 날 수 있을 것 같고, 지구 평화를 지킬 수 있을 것 같고, 악당을 처벌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하는 슈퍼맨은 TV와 영화 속의 인물이 아니라 언젠가 눈 앞에 나타날 실제 인물처럼 여겨진다.
영화 ‘슈퍼맨이었던 사나이’는 여섯 살 마음 속의 슈퍼맨을 부활시킨다. 하지만, 그는 전지전능하거나 완벽한 슈퍼맨이 아니라 어딘지 모르게 어수룩하고, 결함이 있는, 자신이 슈퍼맨이었다고 믿는 사나이다.
3년째 방송프로덕션에서 ‘휴먼다큐’를 찍고 있는 수정은 동정심에 호소해 억지 눈물을 짜내는 일에 지쳐 아프리카로 가겠다며 밀린 월급 대신 회사 카메라를 챙겨 나오지만 지하철 역에서 카메라까지 날치기당한다. 그때 알록달록한 셔츠를 입은 한 남자가 도둑을 쫓아 카메라를 되찾아준다. 악당이 머릿속에 넣은 크립토나이트 때문에 초능력을 쓸 수 없게 된 슈퍼맨이었던 사나이와 수정의 첫 만남이다.
여학교 앞 바바리맨 혼내주기, 잃어버린 개 찾아주기 같은 일상의 하찮고 사소한 선행에 열중하는 그는 북극이 녹는다며 지구를 태양에서 밀어내기 위해 물구나무를 서는 등 엉뚱한 행동을 일삼는다. 그를 휴먼다큐의 소재로 채택한 수정은 그에게 다가가면서 실제로 그의 머릿속에 무언가 박혀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제, 수정은 여섯 살의 마음으로 자신을 슈퍼맨이었다 믿는 그의 아픈 과거를 보며 마음이 움직인다. ‘말아톤’의 정윤철 감독의 차기작이면서 황정민, 전지현의 출연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슈퍼맨이었던 사나이는 31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