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반도체 장비업체, `인텔의 벽` 뚫었다

 국내 반도체 전 공정 장비 업체가 세계 최대 반도체 업체인 인텔에 제품을 공급한다. 30년 가까운 우리나라 반도체 역사에 인텔의 벽을 뚫기는 처음이다. 국내 장비 산업도 세계 시장 선두권에 진입할 수 있는 전기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에스티아이(대표 노승민 www.stinc.co.kr)는 최근 인텔의 중국 다롄 공장에 반도체 전공정 장비인 ‘케미칼중앙공급시스템(CCSS)’을 1150만달러(약 106억원)에 공급하기로 했다고 30일 밝혔다. ▶하단 관련기사 참조  국내 장비 업체가 삼성전자·하이닉스를 비롯해 대만·미국 등지의 메모리 반도체 업체에 수출한 적은 있지만, 인텔에 납품한 것은 이 회사가 처음이다. 에스티아이는 인텔로부터 공장 건설을 위탁받은 독일 건설업체 ‘M+W 잔더’사를 통해 계약을 했다.

 다롄 공장은 인텔이 아시아 처음 건립하는 반도체 생산라인이다. 경제기술개발구 내 약 66만㎡(20만평) 용지에 대규모 단지로 조성될 예정이다. 1단계 투자규모만 25억달러, 총 60억달러가 투입돼 오는 2010년부터 300㎜ 웨이퍼를 양산할 계획이다. 에스티아이는 오는 7월 인텔 다롄 공장의 1단계 설비 반입부터 장비를 공급한다. 인텔이 앞으로 3년간 중국 현지 생산라인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돼 에스티아이는 연이은 수출도 기대했다.

 무엇보다 인텔에 공급을 성사시켰다는 상징성이 크다. 에스티아이는 일본 미쓰비시·스미토모, 미국의 에어프러듀스, 프랑스의 에어리퀴드·키네틱스, 영국의 BOC 등 내로라하는 해외 기업들을 모두 제치고 공급권을 땄다. 전 세계 반도체 장비시장에 우리 기업들의 브랜드 이미지도 함께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에스티아이는 CCSS 장비를 국산화한 뒤 국내외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에 공급했으며, 지난 2006년에 산업자원부의 ‘세계일류상품’에 올려놓기도 했다. 

  서한기자@전자신문, hs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