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한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에서 엄격한 원산지 기준을 요구하며 우리 측을 압박하고 있다.
한국과 EU는 30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FTA 제6차 협상 사흘째 회의를 열고 원산지, 자동차 기술표준을 제외한 비관세 장벽·지식재산권 등에 대해 협의했다. 양측은 남아 있는 주요 쟁점을 해결하기 위해 분과 협의와 함께 김한수 수석대표와 가르시아 베르세로 수석대표 간의 협의도 할 예정이다.
6차 협상의 최대 쟁점인 원산지에 대한 협의는 이날부터 다음달 1일까지 계속되고 이날은 각종 정의 등을 규정하는 협정문에 대해, 31일부터는 세부 품목별 원산지 기준에 대해 각각 논의한다.
EU 측은 품목별 원산지 판정 기준으로 역내산 부가가치비율(50∼75%)과 관세를 부과할 때 사용하는 품목분류번호인 세번을 비교하는 방법을 함께 이용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우리 측은 부가가치비율의 경우 30∼45% 이상은 수용할 수 없고 품목에 따라 부가가치비율이나 세번 비교 중 하나를 기준으로 활용하자는 입장이다.
EU는 기술 수준이 다양한 27개 회원국으로 구성돼 있어 역내 부가가치비율이 높지만 우리나라는 부품·원자재의 해외 조달 비율이 높아 EU 측의 원산지 기준에 따르면 FTA의 혜택을 볼 수가 없다.
특히 EU는 우리나라의 수출 주력품목인 자동차, 기계, 전기·전자에 대해 높은 부가가치비율을 제시하고 있어 EU 측 요구가 관철되면 이들 품목이 한국산으로 인정 받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전경원기자@전자신문, kwj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