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인터넷주 커플링효과 여전히 유효할까.”
극심한 혼란이 계속되는 올해 변동장세 속에서 투자자들은 온갖 거시경제지표에 촉각을 곤두 세우고 있다. 특히 개인투자자들은 테마와 재료에 관심을 두면서 조심스럽게 바닥을 확인하며 조금씩 매수에 나서는 분위기다. 이런 가운데 이번 주 미국 인터넷주인 구글의 4분기 실적발표가 있을 예정이어서 투자자들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과거 IT주 중 특히 인터넷주들이 미국과의 커플링(coupling) 현상이 두드러졌기 때문이다. 일단 미국의 인터넷 종목들은 물론 IT업종 전체의 4분기 실적은 나쁘지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 전문가들은 미국 S&P500지수의 IT업종 4분기 예상 주당순이익(EPS) 증가율을 27.4%로 전망했다. 전체 S&P500지수가 마이너스 17.7%를 기록한 것을 감안하면 IT업종의 실적은 상당히 좋은 편이다. 미국 인터넷 종목들의 실적이 한국 인터넷주 주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의 분석이 엇갈리고 있다.
지난 2002년부터 2004년까지는 미국 인터넷주들의 어닝시즌 동향에 따라 한국 인터넷주들의 가격이 동조하는 경향이 심했다. 그러나 닷컴 버블 이후 신흥시장의 부상으로 커플링 효과가 많이 약해졌다. 심지어 지금은 커플링 효과 자체를 의심하는 전문가도 있다.
커플링 효과에 동조하는 전문가들도 과거처럼 한국 인터넷주들이 미국 인터넷주들과 똑같은 궤도를 그리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한국 인터넷주들의 가격이 과도하게 조정되었기 때문에 미국 인터넷주들의 상승은 투자자들의 심리적 위축을 상당부분 해결해 반등의 방아쇠(trigger) 역할을 할 것으로 예측했다. 즉 미국 인터넷주들의 반등이 있다면, 국내 인터넷주들에 대한 외국인 매도세가 약화돼 반등이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다.
이재만 동양종합금융증권 연구원은 “미국 인터넷주들의 실적이 양호하고 원화도 약세를 보이고 있어 반등 가능성이 있다”며 “이는 결국 한국 인터넷주들의 반등을 불러올 것”이라고 예측했다.
커플링 효과에 대한 회의론도 만만찮다. 강록희 대신증권 연구원은 “과거에는 NHN·다음 등 인터넷주가 실적 모멘텀이 컸지만 이미 이들 주식이 코스닥 시장에서 10%이상의 비중을 차지할만큼 커져 시장 리스크가 반영될 수밖에 없다”며 “한미 인터넷주의 커플링 효과에 대해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형수기자@전자신문, goldlion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