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소장품] 고광석 한국무역협회 전무…‘道光 25’

[나의 소장품] 고광석 한국무역협회 전무…‘道光 25’

 위스키를 좋아했던 닉슨 대통령이 중국과 수교를 위해 중국을 방문 중 주은래 총리의 환영연에서 마신 후로 마오타이는 세계의 주당에게 널리 알려졌다. 레이건 미국 대통령이 베이징에서 열린 만찬에서 무심코 마시다가 높은 도수에 놀라 얼굴을 찡그린 사진은 많은 이를 유쾌하게 만들었다.

 이 후로 중국의 백주는 도수는 높아도 뒤끝이 깨끗해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고 있다. 중국 술이 품질이 좋은 이유는 계속되는 흉년으로 한편으로는 수많은 백성이 굶어 죽는 상황에서도 장기적인 금주정책을 시행하지 않은 까닭에 양조기술이 잘 전해진 때문이다. 그 덕에 지금은 중국 술이 세계로 수출되면서 외화수입에 막대하게 일조를 하고 있다.

 중국은 비록 전란이 많았어도 잘 보존된 문화유적이 많아서 가끔 세계인을 놀라게 하고 있다. 시안의 진시황 병마용이 대표적인 예라 할 것이다.

 그런데 1980년 하남에서 옛 묘를 발굴하던 중 무려 3000년 전인 은(殷)나라 후기의 것으로 추정되는 술이 출토됐다. 베이징의 고궁박물원에 보관 중인데 워낙 오래돼 죽처럼 끈적끈적하다고 한다. 이 정도는 아니지만 1996년 랴오닝성에서도 청나라 도광 연간(道光, 1821∼1850년)의 술 창고가 출토돼 당시의 술이 4톤가량 발굴됐다. 이 술은 중국 정부의 허가를 받아 ‘道光 25’라는 상표를 붙여 판매됐다. 가격은 병당 수백만원 이상이었지만 지금은 구할 수도 없다.

 나는 중국 고위층 친지로부터 한 병을 선물받아 차마 마시지 못하고 아끼는 중인데 언제 누구와 이 병을 열고 150여년 묵은 술향을 함께 음미해야 할지 나 자신도 궁금하다.

 stoneox@kit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