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은 매우 많은 종류가 있고 보관이나 운송 등 관리가 어렵지요. 음식에 따라 어울리는 맛이 다르고 개인마다 좋아하는 것도 달라요. 기업의 인재 관리가 이와 같습니다.”
심종헌 유넷시스템 사장은 수많은 인재 중 회사에 적합한 사람을 뽑는 것은 한 병의 와인을 고르는 것과 같다고 비유했다.
“주변에는 많은 인재가 있어요. 그 사람에게 어떻게 동기를 부여하고 기회를 주는지에 따라 사람의 가치는 달라져요. 매우 빛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때론 값은 매우 비싼데 입에 맞지 않는 와인에 실망하듯 기대에 못 미치는 경우도 있죠.”
그는 많은 사람이 추천하는 와인이 크게 빗나가지 않듯 많은 사람이 인정하는 인재는 그만한 성과를 올려준다고 설명했다.
지금은 와인과 경영을 이야기하는 심 사장이지만 처음 와인에 관심을 가진 동기는 그다지 순수하지 못했다고 고백했다. 한 고객사 임원과 해외 출장을 가게 되었는데 그가 와인 마니아라는 소문을 듣고 부드러운 대화를 위해 어쩔 수 없이 공부를 시작했던 것.
“가끔 와인을 마실 기회는 있었지만 공부할 것이 너무 많아 엄두가 나지 않았죠. ‘와인은 바쁜 나와는 관계없는 대상’으로 마음을 정리했었어요.”
그랬던 심 사장은 출장을 앞두고 관련 책을 읽으며 조금씩 빠져들었다. 그는 여러 국가에서 많은 종류의 와인이 생산되고 매 해마다 맛이 달라진다는 다양성이 도전 의식을 부추겼다고 회상했다. 와인 공부를 하고 간 출장은 분위기 좋게 마칠 수 있었다며 환하게 웃는 심 사장.
와인에 대한 장벽을 느꼈다가 즐기게 된 심 사장의 비법은 바로 ‘휴대폰 카메라’다. 휴대폰 카메라로 와인 라벨을 찍어두고 맛이나 향 등 간단한 기록을 남겨두는 것.
“1∼2분 만에 디지털로 테이스팅 노트를 쓰는 겁니다. 기록을 하다 보면 기억이 오래 남고 다른 자리에서 와인을 고를 때 참고가 되죠.”
심 사장은 기억에 남는 와인으로 ‘미국 켄우드 잭런던 카베르네 소비뇽 2004’를 추천했다. 와인을 잘 몰랐을 때 받은 선물이다. 그는 이 와인을 오디오회사인 켄우드가 특별히 만든 행사용 와인으로 추측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 진한 맛과 향에 놀라 늦은 밤, 선물한 사람에게 전화를 걸어 감동을 전했다며 그날의 기쁨을 회상했다.
◆심종헌 사장의 추천와인
와인: 켄우드 잭런던 카베르네 소비뇽(Kenwood Jack London Cabernet Sauvignon)
빈티지: 2004년
생산국 및 지역: 미국, 캘리포니아 소노마 카운티
종류: 레드(Red)
포도품종: 카베르네 소비뇽93%, 카베르네 프랑 7%
김인순기자@전자신문, ins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