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과 LG텔레콤이 광주 지역 한 아파트 전력을 무단 사용한 사실이 드러나 말썽이 일고 있다.
31일 관련 업계 및 주민들에 따르면 SK텔레콤 서부네트웤본부(본부장 박기재)와 LG텔레콤 광주네트워크센터(센터장 김창화)는 2006년 2월 말부터 지난해 7월까지 17개월 간 광주시 북구 운암동 L아파트 지하 주차장에 무선 중계기를 설치, 운영하면서 주민들의 동의를 받지 않고 임의로 전력을 끌어다 쓴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은 사실은 지난해 8월 공동 전기요금이 터무니없이 많이 나온 것을 이상히 여긴 입주자 대표자기구의 감사 및 주민제보로 드러났다.
주민들은 SK텔레콤은 11대의 중계기를 설치하면서 아예 전력사용계약서조차 작성하지 않았고, LG텔레콤은 3대의 중계기를 설치하면서 입주자 대표자의 직인이 안찍힌 사용계약서를 작성했다며 이는 결국 전력을 몰래 사용한 이른바 ‘도전(盜電)’ 행위에 해당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주민들은 두 통신사의 전력 무단사용으로 총 690만원(SK텔레콤 390만원, LG텔레콤 300만원)의 전기요금을 공동 부담했다며 이의 3배(2070만원)에 해당하는 금액을 보상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두 이통사는 전력 무단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도전’은 억울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직원 실수로 전기사용동의서를 작성하지 못한 것 같다”면서 “전기를 몰래 사용했다는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어 그동안 사용한 전기요금만 지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LG텔레콤 광주네트워크센터 관계자는 “업무상 실수를 인정하기 때문에 적정한 수준에서 주민들과 협상해 보상할 계획”이라고 해명했다.
광주=김한식기자@전자신문, hs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