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과 중동, 아시아를 잇는 국제 해저케이블 2개의 회선이 폭설와 강풍 등 이상 기후로 크게 손상되면서 인근 국가들이 통신대란에 빠졌다고 31일 주요외신들이 일제히 전했다.
사고가 난 해저케이블은 유럽에서 싱가포르까지 연결한 ‘SEA-ME-WE 4’와 영국에서부터 서남아시아를 거쳐 우리나라와 일본까지 잇는 ‘FLAG’다.
이로 인해 이집트 알렉산드리아, 이탈리아 팔레르모, 인도, 스리랑카, 파키스탄 등 지중해와 인도양 인근의 국가가 인터넷 불통뿐만 아니라 일부에서는 전화망까지 마비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로이터는 “이집트는 전체 인터넷의 70%가 불통되고 인도 역시 60%가량의 인터넷 회선이 통신장애를 일으켰다”면서 “복구까지는 며칠 또는 열흘이 더 걸릴 수 있다”고 보도했다.
BBC는 “영국항공 등 주요 기업의 국제전화 회선이 작동하지 않아 위성전화를 대체 통신으로 찾느라 애를 먹고 있다”고 보도했다.
가장 많은 피해를 본 곳은 중동 지역. 중동은 이번에 손상된 2개의 케이블에 거의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라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두바이, 쿠웨이트, 사우디아라비아 등 걸프 국가는 거의 인터넷 접속이 되지 않거나 속도가 급격히 떨어졌다고 주요 외신들은 전했다.
이 중 우리나라를 거쳐가는 ‘FLAG’의 경우, KT가 이번 사태를 파악하고 긴급히 미국을 통한 우회로를 가동해 유럽과의 국제전화 및 인터넷 소통에 별다른 지장이 없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사태로 지난 30일 중동 일부지역의 기온이 폭설과 강풍이 해수면뿐만 아니라 해저까지 파도를 일으키면서 케이블이 끊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정지연기자@전자신문, jyj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