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임없는 투자와 지칠 줄 모르는 열정, 두려워 않는 도전.
인도를 이끄는 제1의 기업 릴라이언스를 두고 하는 말이다. 릴라이언스그룹은 인도의 국민기업이다. 에너지로 시작해 통신에 이르기까지 사회 인프라를 제공하는 기업으로 변화의 시기마다 적절한 변신을 통해 ‘최강의 기업’으로 성장했다.
△몸놀림이 빠른 거인=몸집이 커지면 성장세가 느려지는 것이 당연하지만 릴라이언스는 예외다. 연평균 30%에 달하는 성장세를 지난 5년간 꾸준히 보여왔다. 매출액, 순익, 자산, 주가총액 등 주요 경영지표도 매우 우수하다. 그만큼 스스로를 담금질하며 글로벌 경쟁에서 생존하기 위해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았다는 방증이다.
주력사업은 에너지 사업이다. 인도에 33개, 예멘·오만·콜롬비아·동티모르·호주 등 해외에 9개의 유전을 확보, 세계 20위의 글로벌 석유 및 천연가스 탐사기업으로 성장했다. 정유 분야는 회사 전체 매출 65%를 맡고 있다. 잠나가르에 있는 설비를 통해 연 3300만톤을 생산, 단일지역에서 세계 3위의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곧 생산능력을 두 배로 증설, 세계 1위의 기업이 될 계획이다. 지난해 9월에는 아프리카 지역에 석유제품을 공급하는 GAPCO(Gulf Africa Petroleum Corp.)를 인수, 해외진출에 물꼬를 텄다.
△신개척 사업에 적극적=신개척 사업에도 적극적이다. 세계 1위의 폴리에스테르 생산기업이며 파라실렌 및 PTA 생산 세계 4위, 모노에틸렌글리콜 세계 6위, 폴리프로필렌 세계 7위의 위치를 각각 확보했다. 작년 9월에는 말레이시아의 후아론을 인수하기도 했다. 그 밖의 분야로는 인프라 개발, 소매업 등이 최근 힘을 받고 있다.
릴라이언스는 창업자인 디루바이 암바니가 사망한 2002년 이후 큰 아들 무케시 암바니와 동생인 아닐 암바니가 공동으로 운영하다 2005년 커뮤니케이션·캐피털·에너지·인포컴 등의 자회사를 합쳐 ADA그룹으로 분리한다. 기존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는 형인 무케시가 경영을 맡고 릴라이언스 ADA그룹은 동생 아닐이 맡았다. ADA그룹 역시 시가총액이 1조달러(920조원)로 인더스트리에 이어 2위를 차지하고 있다.
△국민기업으로 추앙=국민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막대하다. 국민총생산(GDP)의 2.9%, 수출액의 12%를 담당한다. 간접세수의 5.7%, 증시시가총액의 5.7%를 차지한다.
지난해 매출액이 1조1835억루피(28조 4000억원)로 공기업을 제외하고는 재계 1위다. 2위인 타타모터스의 매출보다 3.8배나 많다.
무엇보다 릴라이언스가 인도 기업의 상징으로 각인된 것은 가난을 딛고 성공신화를 일구었다는 점이다. 빈부의 차이와 아직도 신분제가 남아 있는 인도사회에서 가난은 노력에 따라 뛰어넘을 수 있는 벽이란 희망을 심어주었다. 국가경제의 버팀목, 고용창출과 함께 희망을 심어주는 기업으로 인도인은 릴라이언스를 바라보고 있다.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의 미래 전략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 그룹 주요사업-석유화학·정유·섬유·인프라·소매유통 등
무케쉬 회장이 이끄는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는 최근 몇 년간 괄목할만한 성장을 거듭해 왔다. 또 인도 주식호황기와 맞물리면서 무케쉬 회장이 세계 최고의 부자 자리에 올랐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실제로는 인도 철강왕 락쉬미 미탈이 1등이고, 무케쉬는 500여억달러의 재산으로 2위를 기록중이다. 최근에는 동생 아닐 암바니가 릴라이언스 파워 기업공개 과정에서 막대한 자금을 끌어들여 1위의 강력한 후보로 떠오르기도 했다.
이처럼 절정기를 맞은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에도 고민은 있다. 유가가 상승하고 중동과 인도 등지에서 경쟁자들이 속출하면서 위협 요소가 되고 있다. 또한 신성장 동력이라할 수 있는 통신분야를 동생이 가져감으로써 무케쉬는 새 성장엔진을 발굴해야할 처지다. 최근 소매업과 인프라 부문을 집중 육성하고 해외로 눈을 돌려 인수합병에 나선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최근 설립한 소매유통체인점 ‘릴라이언스 프레시’가 대표적 예다. 구멍가게식으로 운영되고 있는 청과물 등 생필품 매장을 전근대적으로 바꾸겠다는 전략이다. 재래 상인들과 일부 마찰이 있긴 하지만 무케쉬는 이 분야에 56억달러를 투자하고 최소 5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국민기업임을 새삼 강조했다.
이외에도 릴라이언스 마트, 디지털, 트렌드, 아이 스토어, 풋프린트, 웰니스, 주얼스, 슈퍼 등 다양한 소매유통체인 브랜드를 선보였다.
인프라 사업도 새로운 성장동력이다. 델리 인근 하리아나주에 대규모 경제특구(SEZ) 개발을 맡고 있다. 현재 8300에이커의 부지를 확보했고, 1단계로 이중 1100에이커를 개발중이다. 여기에는 발전소, 화물용 국제공항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무케쉬 회장은 해외 인수합병(M&A), 쉐브론 등 유수 기업과의 파트너쉽 강화, 사업다각화 등을 새 성장전략을 제시했다. 최근에는 프로 크리켓 리그인 IPL의 뭄바이구단 운영권을 무려 1억1190만달러에 사들이기도 했다.
#.릴라이언스 ADA그룹의 거침없는 성장
●릴라이언스 ADA그룹 주요 사업-금융·통신·전력·엔터테인먼트 등
아닐 회장이 끌고 있는 릴라이언스 ADA그룹은 통신, 전력, 엔터테인먼트, 금융, 보험 등 성장성이 높은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대표 주자는 단연 릴라이언스 커뮤니케이션이다. 인도 1위인 바르띠에어텔에 이어 2위의 통신회사로 급성장했다. 가입자 규모가 3800만명이나 된다. 후발 주자인 만큼 GSM이 아닌 CDMA로 사업을 시작했으나 작년부터는 본격적으로 GSM시장에 뛰어들어 이미 14개 지역의 GSM라이센스를 취득했다. 1위를 겨냥한 엔진이 가동된 것이다.
최근 새롭게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는 릴라이언스 파워는 4000MW급의 사산 울트라 메가 파워프로젝트를 수주했다. 이 회사의 기업공개에 무려 2000억달러가 몰리기도 했다. 이외에도 금융계열사인 릴라이언스 캐피털은 인도내 3위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고, 방송·영화·게임 등을 담당하고 있는 엔터테인먼트는 인프라 개선을 위해 8만8000㎞에 달하는 광케이블을 인도 전역에 설치하기도 했다.
#.창업과 성장
창업자 디루바이 암바니의 성공스토리는 우리나라 현대그룹 정주영회장의 그 것과 비슷하다. 평범한 집안의 둘째아들로 태어나 어릴 때부터 장사에 뛰어든 그는 16세에 예멘으로 건너가 주유소 점원으로 일하게 된다. 2년 후인 1958년에 단돈 5만루피를 가지고 인도로 돌아온 그는 릴라이언스 상업회사(Reliance Commercial Corporation)를 설립, 석유화학제품을 수입을 시작했다. 사업을 계속 확장하면서 1966년에는 제직공장을 설립하고 1977년에는 기업을 공개, 5만8000명의 투자자를 모집한다. 1982년부터는 폴리에스테르 필라멘트사를 생산하면서 후방수직계열화를 추진해 이후 섬유중간재, 플라스틱, 석유화학, 정유사업, 탐사 및 개발 등까지 수직계열화해 가치사슬을 수립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1993년부터 인도 제1기업의 위치에 올랐으며, 2002년 인도 공기업인 IPCL와 2003년 유틸리티 전문기업 BSES를 각각 인수하면서 숨가쁘게 성장을 거듭해왔다.
창업 40년만에 릴라이언스가 인도 1위의 기업이 된 배경이 뭘까.
고도 성장의 신화 뒤에는 디루바이 암바니 회장의 과감한 투자와 지칠 줄 모르는 열정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가 남긴 ‘꿈꿀 때만이 성취할 수 있다(Only when you dream it you can do it.)’는 말은 릴라이언스의 기업 정신으로 자리 잡았다. 정경유착 등과 관련한 비난이 없는 게 아니지만 가난을 떨치고 최고의 부를 창출했고, 사회주의 경제 체제에서도 ‘할수 있다’는 기업가 정신을 설파했고, 기업 공개를 통해 인도 주식시장을 활성화한 그의 행적들은 인도 경제산업사에 한 획을 그었다고 평가받고 있다. 지난해 그의 창업 초기 스토리를 다룬 영화 ‘구루(guru)’가 개봉돼 인기를 끌기도 했다.
박민준 KOTRA 뉴델리무역관 과장 parshop1@gmail.com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2007년 에어텔과 릴라이언스 가입자 수 비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