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토로라가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몸통인 휴대폰 사업을 분리, 경쟁력을 제고한다는 메가톤급 구조조정 방안을 들고 나왔다. 이같은 결정을 주도한 인물은 바로 그렉 브라운 모토로라 신임 최고경영자(CEO).
지난해 말 그가 ‘레이저의 영욕’으로 물러난 에드 잰더를 뒤이어 CEO에 선임됐을 때만해도 월스트리트저널 등 주요 외신들은 사양산업에 접어든 통신장비 및 네트워크 사업을 분리시키는데 초점을 둘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도 그럴 것이 휴대폰 사업은 연간 매출 390억달러(한화 36조8000여억원)로 모토로라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이 때문에 휴대폰 사업 집중을 위해서는 네트워크사업부 등을 분리해야한다는 게 외신들의 주장이었다.
그러나 브라운이 택한 카드는 몸통을 떼어내서 서로 윈윈하자는 것. 휴대폰 사업이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무선네트워크사업과 TV셋톱박스 및 모뎀 등 장비사업과 분리하는 것이 더 낫다는 생각이다.
지난달 24일 발표한 실적을 보면 그가 이같은 판단을 내린 결정적인 배경이 됐을 것으로 보인다. 휴대폰 사업의 매출이 전년 보다 33%나 줄어든 189억달러에 그쳤고, 업계 2위 자리도 삼성에 내주었다. 반면 작년초 그가 주도해 인수한 심볼(Symbol)의 기업용 무선 솔루션 사업은 연간 매출이 전년보다 43%나 증가한 77억달러로 껑충 뛰어올랐다. 또 한계사업으로 인식됐던 네트워크 및 장비사업도 매출이 9%가 올라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문제는 올해의 전망. 모토로라는 지난 실적 발표에서 주당 0.02달러였던 손실폭이 올 1분기에는 0.05달러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브라운 CEO 역시 “회사 전체의 비용구조를 합리화하고 휴대폰 사업을 본궤도에 올려놓는 것이 관건이나 제품 포트폴리오를 개선해야하기 때문에 시간이 꽤 걸릴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취임 당시 “매우 긴급하고 집중이 필요하며 앞으로 많은 변화를 겪게 될 것”이라고 밝힌 그가 그 첫 단추를 꾀려고 하는 것이다.
정지연기자@전자신문, jyj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