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보기술(IT) 업계를 대표해 온 간판 스타들이 바뀌고 있다.
닌텐도와 캐논이 마쓰시타, 소니의 시가총액을 앞질러 새로운 스타로 부상한 반면에 한때 일본 전자산업을 대표했던 산요는 최근 계속된 경영악화로 시총 50위 순위에서 사라졌다.
4일 일본 증시에 따르면, 일본 IT기업의 기린아로 떠오른 업체는 단연 닌텐도다. 닌텐도는 지난해 소니의 시총을 추월하더니, 통신 공룡 NTT와 NTT도코모까지 위협하고 있다. NTT와 NTT도코모의 시총은 각각 7조9650억엔, 7조524억엔이며 닌텐도 시총은 7조338억엔이다. 닌텐도의 지난 9개월간 순이익은 2589억엔으로 이전 회계연도 1년 순이익(1319억엔)의 두 배에 이른다. 닌텐도의 게임기 ‘위’는 지난해 일본에서만 363만대가 팔려, 소니 PS3의 121만대보다 3배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디지털카메라 업체로 잘 알려진 캐논도 일본 IT 업계의 숨겨진 보석으로 빛을 발하고 있다. 캐논은 일본 IT업계 시총 순위에서 일본 전자산업의 ‘큰형’인 마쓰시타도 제쳤다. 이 회사는 2007년 회계 결산에서 매출은 전년 대비 7.8% 증가한 4조4813억엔, 당기 순이익은 7.2% 증가한 4883억엔을 올려 모두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캐논의 기록 경신은 디지털카메라와 컬러복사기 판매 호조 덕분으로 두 부문에서 모두 두자릿수 성장률(14∼17%)을 기록했다.
샤프도 IT기업 시총 순위 10위에 재진입했다. 샤프는 2007년 4분기 매출은 12.3% 증가한 9212억엔, 영업이익은 5.5% 증가한 519억엔을 기록, 4분기 최고 매출 및 영업이익 기록을 달성했다. 이 회사는 “일본시장에서 대형, 고부가 가치 LCD TV가 많이 팔린 것이 전체 매출을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한때 세계시장을 주름잡던 도시바·NEC·산요 등은 고유가와 수출 부진, 서브프라임 사태 등으로 직격탄을 맞으며 시총 순위가 일제히 내려앉았다. 도시바는 지난 4분기 실적에서 영업이익이 25% 이상 하락했으며 NEC는 적자 전환했다. 산요는 휴대폰 사업 부문을 교세라에 매각하는 등 끝없는 구조조정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상태다.
류현정기자@전자신문, dreamsh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