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LCD 10년만에 제이름 찾아

LG필립스LCD(LPL)가 10년만에 LGLCD라는 이름을 다시 찾으면서 새 도약을 향해 나아가게 됐다. 필립스도 투자 효과를 톡톡히 거둔 것으로 분석됐다.

 ◇LPL 10년, 새 도약=지난 10년 LPL의 역사는 LG에겐 말 그대로 영욕의 세월이었다. IMF 직후인 지난 1998년 반도체 빅딜로 LG반도체를 넘겨준 뒤 LGLCD를 출범시키면서 반도체에 이어 LCD를 그룹의 새 주력 사업으로 육성키로 했던 것. 이듬해 1월 LGLCD로 통합법인을 설립한 직후 필립스로부터 1억6000만달러의 합작투자에 성공할 때만 해도 분위기는 좋았다. 당시 구자홍 LG전자 부회장과 구본준 LPL 초대 사장 등 이른바 오너 일가의 강력한 의지가 작용한 덕분이다. 구미 공장의 3세대 라인에서 파주 7세대 공장에 이르기까지 공격적인 시설 투자에 나설 수 있었다.덕분에 지난 2003년 수량 기준 세계 1위에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전세계 LCD 시장의 부침이 극심해지면서 지난 2006년에는 사상 최악의 적자를 기록해 위기를 맞았다. 불과 1년만인 지난해 최고의 실적으로 급반전했다. 상황은 다르지만 사명 변경은 10년 전과 마찬가지로 LCD 사업 제2도약에 대한 기대감을 다시 한번 고조시키는 의미가 있다.

 사명 변경으로 인한 이미지통합(CI) 작업에는 그리 많은 비용이 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LPL 관계자는 “일반 소비자를 상대로 한 마케팅이 아닌만큼 공장의 CI 작업에는 시간과 비용이 비교적 적게 소요될 것”이라며 “사명 변경만 결정되면 조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필립스도 남는 장사했다=필립스는 지난 1999년 비상장 합작사 LPL의 지분인수에 총 16억달러, 우리 돈으로는 1조9200억원을 투자했다. 지분매각 제한 시점 이전인 지난해 7월 전까지 두차례 지분매각을 통해 1조원이 넘는 자금을 회수했다. 지난해 10월 13%의 지분을 전략적 기관투자가에 넘기면서 필립스는 2조원이 넘는 돈을 벌어들였다. 지난 10년간 금융 비용을 따져도 막대한 차익을 거둔 셈이다. 보이지 않는 효과도 적지 않았다. 삼성전자와 함께 세계 최대 패널 업체인 LPL로부터 그동안 안정적으로 패널을 공급받아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익은 더욱 크다.

◆ LPL 연혁

시기 주요 사건

1999년1월 LG전자 및 LG반도체 LCD 사업 통합법인 LGLCD 출범

1999년8월 필립스전자 합작법인 LPL 출범

2000년7월 구미 3공장 양산

2001년3월 세계 최초 반투과형 12.1인치 TFT LCD 개발

2002년3월 구미 4공장 양산

2003년5월 구미 5공장 및 난징 모듈 공장 양산

2004년3월 파주 7공장 및 LCD 클러스터 기공식

2006년1월 파주 7공장 양산

2007년3월 폴란드 모듈공장 양산

 서한기자@전자신문, hs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