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과학기술부와 정보통신부가 슬픈 역사의 한 페이지를 넘겼다. 이날 제17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만들어 안상수 의원(한나라당)이 대표 발의한 ‘정부조직법 전부개정법률안에 대한 의견 제시의 건’으로 모였던 제271회 국회(임시회) 제1차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가 의결 정족수를 채우지 못하고 헛물만 마신 채 산회했기 때문이다.
오는 13일 과기정위 전체회의를 다시 열어 관련의견을 의결할 수 있다지만 그 전에 행정자치위원회가 정부조직법 전부개정을 통과시키게 되면 아예 의견을 개진할 기회조차 사라진다.
과기정위 산회 소식을 접한 어느 정보통신인이 기자에게 긴 탄식을 풀어놨다. 이날 과기정위에서도 문제로 제기된 “세계 1위 휴대폰 생산업체인 노키아를 가진 핀란드에 정보통신부가 있느냐”며 ‘정통부 폐지 당위성’에 힘을 더한 박재완 대통령직 인수위 정보혁신규제개혁태스크포스(TF)팀장의 잘못된 인식을 바로 잡지 못한 회한도 묻어난다.
유영환 정통부 장관이 “박재완 의원이 다소 오해한 것이다. 핀란드에는 교통통신부가 있고 장관이 2명으로 교통부 장관과 통신부 장관이 따로 있다”고 설명한 것처럼 이는 잘못된 것이다. 더구나 이 같은 내용은 인수위 정부혁신규제개혁TF팀의 ‘정부 조직과 기능개편 참고자료 12쪽’에 담긴 주요 국가 중앙부처 현황에도 명확하게 기재돼 있다. 알고도 일부러 모르는 체하는 것 같다는 원망이 나올 만하다.
그러나 박재완 의원이 ‘몰랐든 알고도 무시했든’ 정보통신인에게는 모두 절절한 아픔이다. 또 핀란드에 통신부가 있든 없든 인수위가 그린 정부조직개편 큰 그림(?)에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되기에 가슴 속 응어리가 점점 더 커지기만 한다고 전했다.
변재일 의원은 이날 임인배 과기정위원장을 대신해 산회를 선포하며 “영혼 없는 공무원이 아닌 전문 관료의 길을 걸어주시기 바란다”는 부탁을 허공에 흩뿌렸다. 아듀,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이은용기자@전자신문, ey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