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DM총괄(사장 박종우) 컴퓨터시스템사업부가 올해 서버사업의 추진 방향을 놓고 장고를 거듭하고 있다. 통상 전년도 말이나 연초에는 주요 협력사에 한 해 사업 계획이나 방향을 전달하지만, 올해는 2월 들어서도 사업계획을 확정조차 못하고 있는 것. ‘수익률’이냐 ‘시장점유율’이냐가 삼성전자 고민의 핵심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보급형 스마트서버를 앞세워 SMB 시장과 IDC 시장에서 기염을 토했다. 급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프린터와 함께 SMB 시장을 드라이브한 전략도 주효했다. x86서버 시장에서 3분기 5193대를 판매해 17.9%의 시장점유율로 한국IBM을 제치고 한국HP에 이어 2위로 등극했으며, 연말 기준으로도 약 17%의 시장점유율을 확보한 것으로 추정된다. 2004년 5.5%에 불과했던 시장점유율을 감안할 때 괄목할 만한 성장이다. 더욱이 올해는 가격 대비 성능이 높은 쿼드코어 CPU 탑재 서버가 주력 제품으로 떠오르면서 x86계열 SMB 시장에서 보급형 제품에 강한 삼성전자의 입지가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말 못할 고민이 숨어있다. 판매된 제품이 1∼2소켓의 보급형 제품이 위주다 보니 수익성이 동반되지 않는 것. 더욱이 SMB 시장이 확대되면서 외산업체가 보급형 시장 공략을 강화하기 시작해, 수익성 악화는 한층 가속화될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같은 상황을 고려해 내부적으로 올해는 4소켓 이상의 엔터프라이즈용 고성능 서버 시장 공략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을 세워 놓고 있다. 64비트 기반의 고성능 아이테니엄 탑재 서버의 제품군을 확대해 엔터프라이즈급 시장에서 20%대 점유율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다. 또 올해를 시장 규모가 큰 금융권 시장에 본격 파고드는 해로 잡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삼성전자는 현재 고성능 서버의 대부분을 해외업체로부터 OEM으로 조달하고 있다는 점이다. 비록 고성능 서버가 보급형에 비해 수익성은 높으나 장기적인 사업 모델을 고려할 때 자체 생산을 하지 않는 분야를 강화하기에는 부담이 따른다.
서버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계속 지연되고 있는 올해 서버사업 전략을 이르면 2월 중순 늦어도 3월 초에는 협력업체에 공개할 계획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시장점유율 확보를 통해 지명도를 높일 것인가, 아니면 수익률을 높일 것인가에 따라 협력업체의 판매 전략도 크게 달라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올해 유독 장고에 들어간 사업 계획에 시장의 관심이 모아 지고 있다”고 전했다.
심규호기자@전자신문, khs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