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 7개국 중앙은행과 국제통화기금(IMF)으로 구성된 금융안정화포럼(FSF)은 국제금융시장이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파동으로 초래된 지난해의 소요와 같은 위기에 또다시 빠질 위험에 여전히 처해있는 것으로 우려했다.
이 같은 경고는 지난 9일 도쿄 G7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연석회의에 제출된 포럼 잠정 보고서에 포함된 것으로 월스트리트 저널과 파이낸셜 타임스 및 블룸버그 등이 보도했다.
포럼의 경고는 또 서브프라임 모기지 위기로 초래된 손실상각 규모가 당초 알려진 것보다 훨씬 많은 4천억달러에 달할 수 있는 것으로 페어 슈타인브뤼크 독일 재무장관이 9일 밝힌 것과 때를 같이 한다.
보고서는 "모기지 연계채권 위기와 미국의 경기 둔화가 신용 경색을 더 심각하게 하는 한편 경제도 더 위축시킬 수 있을 것"이라면서 따라서 "지난해와 같은 심각한 유동성 위기가 재발할 위험이 여전히 남아있다"고 우려했다. 보고서는 또 "상황이 개선되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면서 "앞으로 어려움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보고서는 이 같은 금융 위기의 원인으로 △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 파동 외에 △ 위험을 무릅쓴 과도한 투자 △ 금융기관의 허술한 위기 관리와 재무 상황을 제대로 공개하지 않은 것 △ 신용평가기관의 부정확한 등급 부여 및 △ 금융기관이 직원들로 하여금 자금을 무모하게 운용하도록 유도한 점을 지적했다.
보고서는 그러나 금융위기 타개를 위해 정부가 지나치게 나서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시장이 주도하면서 금융시장의 투명성을 높이고 재무상황 공개 기준을 까다롭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포럼은 잠정 보고서를 토대로 오는 4월까지 최종 보고서를 작성해 차기 G7 재무회담에 제출할 예정이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G7이 추산한 결과 모기지 손실상각 규모가 최대 4천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보인다는 슈타인브뤼크 장관의 발언을 전하면서 이것이 월가에서 공개한 1천200억달러는 물론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추정한 최대 1천500억달러를 훨씬 웃도는 규모임을 상기시켰다. 이와 관련해 파이낸셜 타임스는 미국발 `R(침체라는 뜻) 공포`가 지난주 전 세계 주식시장에 심각한 타격을 가했음을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