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미국 올 휴대폰 성장률 `둔화`

 세계 최대 휴대폰 시장인 중국과 미국의 올해 휴대폰 판매가 지난해보다 주춤할 전망이다.

 EE타임스는 시장조사업체 아이서플라이 발표를 인용, 올해 중국 휴대폰 시장 성장률이 19.7%가 될 것으로 11일 예측했다. 이는 여전히 두 자릿수의 높은 비율이지만 지난해 76.2%에 비해서는 크게 둔화한 것이다.

 지난해 중국에서 판매된 휴대폰은 내수와 수출을 포함해 총 2억2900만대로 2006년 1억3000만대에서 불과 1년 만에 무려 1억대 가까이 늘어났다. 우선 이동통신 신규 가입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한데다 경기 활황 덕에 교체수요도 꾸준했던 것이 주원인으로 지목됐다. 다른 하나는 양대 토종 휴대폰업체 화웨이와 ZTE가 해외에 수출하는 물량도 전년에 비해 배로 뛴 덕분이다.

 그러나 올해는 지난해와 사정이 다르다. 중국 경제는 치솟는 물가와 부동산 가격으로 인플레이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증시가 글로벌 주식 시장의 흐름에 편승해 급락하면서 조정국면에 접어들자 소비심리는 덩달아 위축됐다. 내비게이션이나 모바일TV 기능을 갖춘 고가폰 수요는 얼어붙었고 교체 및 신규가입자도 줄었다. 베이징올림픽 개최도 휴대폰 시장에 별다른 호재로 작용하지 못하고 있다.

 아이서플라이는 이 같은 악재를 상쇄할 만한 뚜렷한 수요 진작 동인이 보이지 않는다며 올해 휴대폰 판매량을 지난해보다 4500만대 많은 2억7400만대로 예측했다. 다만, 중국 이동통신서비스가 2G에서 3G로 진화하면서 올해 EDGE나 정부식 3세대 규격 TD-SCDMA 기반 휴대폰은 비교적 많이 보급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휴대폰 시장 성장률도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어낼러시스 보고서에 따르면 미 이동통신가입률이 작년 9%에서 점점 떨어져 오는 2012년에는 2%까지 내려갈 전망이다.

 지난해 미국 이동통신서비스 가입률은 85%로 포화상태에 이르렀고 AT&T·버라이즌 와이어리스·T모바일 등 주요 사업자의 신규가입자 증가율도 11∼14%에 머물렀다.

 제이슨 코월 어낼러시스 대표 컨설턴트는 “미 이통사들이 월 50달러가량인 가입자당 평균 매출을 보전하는 데 급급해 모바일인터넷 시장을 등한시하고 있다”며 휴대폰업체나 이동통신사업자들이 장기적으로 발전하려면 음성 위주 휴대폰 판매에 주력하기보다 모바일 인터넷 시장을 적극 발굴하라고 주문했다.

  조윤아기자@전자신문, foran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