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못참겠다.”
부시 정부의 과학기술 정책에 불만을 품은 미국 과학계가 이번엔 대통령 경선부터 적극 개입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별도의 대선 토론회를 준비하는 것은 물론이고 이와 관련한 과학계 기자 간담회도 개최할 예정이다.
11일 비즈니스위크에 따르면, 미국 과학계는 오는 4월 대선 후보자들의 과기 정책을 검증하는 ‘과학 논쟁 2008(Science Debate 2008)’이라는 정책 토론회를 준비 중이다. 이미 주요 대선 후보를 대상으로 초청 서한도 보냈다. 이라크 및 테러 전쟁, 종교 문제에 묻힌 후보자들의 과학기술관과 정책을 토론회를 통해 이슈화해보겠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과학자들이 정치적 목소리를 내는 것은 위험부담이 크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이미 미국과학진흥회(AAAS) 회원을 포함해 1만2000명의 과학자들이 이 같은 노력을 지지한다고 서명했다. 알랜 레쉬너 AAAS 의장은 “과학자 1만2000명이 동의하는 것은 절대 쉬운 일이 아니다. 연구자들이 이번 선거에서 과학 정책을 이슈화하는 데 얼마나 동감하고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과학자들 사이에 부시 정부의 과기 정책은 거의 낙제점이다. 연구기관 예산이 늘지 않아 미국을 대표하는 2대 물리학 연구기관(Stanford Linear Accelerator·Fermilab)이 최근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미국 과학 및 기술 협단체인 ASTRA의 고위 관계자는 “지난해 과학기술 분야 예산 증액이 결국 감사위원회에 의해 좌절됐을 때, 마치 우리가 올라탄 양탄자를 빼앗긴 느낌마저 들었다”고 말했다.
현재 미국의 상위 대학과 IT기업들은 오는 12일(현지시각) 과학계의 문제점을 총체적으로 지적하는 기자간담회도 연다는 계획이다.
류현정기자@전자신문, dreamsh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