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로 소실된 숭례문의 보안 경비가 허술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숭례문은 오전 10시부터 저녁 8시까지는 직원이 상주해 관리하지만 이후 시간엔 무인 경비에 의지하고 있었다. ‘국보 1호’를 유사시 출동에 시간이 걸릴 수 밖에 없는 무인 경비에만 의존했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숭례문 보안 KT텔레캅이 작년 12월부터 맡아 왔다. 본래 에스원이 2005년 8월부터 경비 서비스를 제공해 왔으나 KT텔레캅이 자사 사회 공헌 활동인 ‘문화재 지킴이’의 일환으로 서울 중구청에 무료 서비스를 제안, 계약 만료를 6개월여 남기고 KT텔레캅으로 변경됐다.
KT텔레캅은 첨단 영상관제 서비스를 보유하고 있지만 숭례문에는 적외선 감지기 6대만 설치, 운영해왔다. KT텔레캅 관계자는 “영상 관제는 문화재 훼손을 이유로 고객측에서 원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10일 저녁 8시 47분 경에 이상 신호가 감지돼 출동했으나 현장엔 이미 화재가 발생한 후였다. KT텔레캅은 경보가 울리고 약 10분 후 출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KT텔레캅과 중구청은 계약 당시 화재 감지를 제외한 방범 서비스만 제공하기로 했고 방화나 누전 등에 의한 사고는 면책되도록 했다. KT텔레캅 관계자는 “화재 감지를 제외한 도난 및 침입 부문에 대한 서비스만 계약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경찰 조사 결과 방화에 의한 것으로 확인될 경우, 방화범을 잡지 못한 것에 대한 책임 문제가 불거질 것이란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세희기자@전자신문, hah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