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강 휴대폰업체 노키아의 경쟁상대는 누구일까?
뉴욕타임스(NYT)를 비롯한 미국 언론은 삼성전자 대신에 구글과 애플을 답으로 내놓았다. 애플은 전혀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며 휴대폰 사용자의 감성을 송두리째 바꾸고 있다. 구글의 ‘안드로이드’는 휴대폰의 포털로 발전해 노키아에 타격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안드로이드는 휴대폰으로 인터넷을 검색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다. 삼성전자·모토로라·NTT도코모 등 34개 단말기업체 및 이동통신업체가 참여한 ‘오픈핸드세트얼라이언스(OHA)’란 구글 중심의 글로벌 연합체다. 노키아는 여기에 합류하지 않았다.
구글이 노키아의 잠재적 위협이라면 애플의 위협은 실제다. 이 회사가 지난해 6월 출시한 아이폰은 6개월여만에 400만대가 팔렸다. 400달러를 웃도는 가격에도 소비자들은 아이폰에 열광했다. 스티브 잡스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열린 ‘맥월드 2008’ 에서 “아이폰은 하루 평균 2만대씩 팔려나가며 계속해서 좋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아이폰이 채택한 터치스크린은 올해 휴대폰 제품 트렌드를 주도한다.
연간 10억대 규모의 휴대폰 시장에 뛰어들려는 기업은 구글과 애플만이 아니다. 모토로라가 휴대폰 사업부를 분사 또는 매각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진 지난 1일 또 하나의 뉴스가 눈을 붙잡았다. ‘PC 공룡’ 델이 휴대폰 사업에 진출할 것이라는 소식이다. 델이 구글의 안드로이드를 기반으로 한 스마트폰을 시장에 내놓을 것이라는 내용이다. 구글과 델 모두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해주지는 않았지만, 업계는 기정 사실로 받아들였다.
마이클 델 델 CEO는 지난해 10월 가트너가 주최한 콘퍼런스에 참석해 “데스크톱이 노트북과 모바일기기로 아주 빠르게 이동한다”며 “델은 이러한 시장 변화에 빨리 적응하는 것에 우선 순위를 둘 것”이라고 밝혀 휴대폰 시장 진출을 시사했다. HP도 주목된다. 스마트폰을 통해 이미 휴대폰 시장에 진출한 HP는 모토로라의 휴대폰 사업부 인수합병(M&A) 대상자로 거론된다.
통신장비업체도 새로운 플레이어가 될 수 있다. 통신장비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는데다 연간 10억대 규모의 휴대폰 시장이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스웨덴 통신장비업체인 에릭슨이 모토로라 휴대폰사업부 인수 의향을 밝힌 것도 이 때문이다. 칼 헨릭 스반버그 에릭슨 CEO는 모토로라 휴대폰사업부 M&A에 대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며 “매우 조심스럽게(very cautious)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에릭슨 외에 중국의 화웨이도 휴대폰 시장 진출을 타진 중이다. 중국의 대표적인 전자업체인 하이얼이나 일본의 전자업체들도 기회만 주어지면 휴대폰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휴대폰 시장은 기존 노키아·삼성전자·모토로라 빅3에 새로운 사업자가 가세해 한 치 양보없는 경쟁을 벌일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다만 신규사업자들이 휴대폰만의 독특한 비즈니스 모델(사업자와 일반 소비자를 함께 만족시켜야 하는 모델)에 제대로 적응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규모의 경제 차원에서 과연 노키아나 삼성전자를 뛰어넘을 업체가 나올 수 있을지도 아직 불확실하다. 하지만 이들은 과거와 전혀 다른 시장 접근을 시도할 것이다. 시장 경쟁의 틀을 깨려는 신진 세력과 이를 유지하려는 기존 업체의 갈등은 불가피하다. 이 갈등이 고조될수록 업계 구조 재편은 더욱 가속화할 전망이다.
김익종기자@전자신문, ij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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