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 민간에서 선정한 투자 분야와 과제에 정부가 연구개발(R&D) 자금을 지원하는 ‘기업제안형’ 기술개발 사업이 추진된다.
민간에서 투자유망 분야를 선정해 추천하면 정부에서 이를 받아들여 R&D 자금을 지원하고, 벤처캐피털 투자까지 이끌어내는 진정한 의미의 ‘비즈니스 프렌들리(친기업)’ 정책이다.
중소기업청은 11일 올해 ‘민간자본 투자연계형 기술혁신 개발 사업’을 신규 도입해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 사업은 2008년 중기청의 R&D 기술개발지원계획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일명 ‘기업제안형 전략과제’로 올해 처음 시도하는 제도다.
◇벤처캐피털 투자까지 연계=이번에 추진되는 사업은 투자유망 분야를 벤처캐피털협회에서 추천한다. ‘2008년 벤처캐피털 유망 투자 분야’ 등을 회원사들로부터 조사해 중기청에 보고하는 식이다. 이렇게 추천된 업종 중에서 기업이 전략 과제를 만들어 제출(기업제안형 전략 과제)하게 된다.
기업이 제출한 전략 과제는 한국산업기술평가원 및 벤처캐피털의 사업성 평가를 거치게 된다. 이를 통과한 기업은 정부의 R&D 자금과 민간 투자기관의 투자를 동시에 받게 된다. 예를 들어 올해 PMP에 적용되는 휴대폰 모듈 기술이 벤처캐피털의 유망투자 분야로 선정되면 이를 기반으로 선정 절차를 거쳐 정부가 기술개발 비용을 지원하고, 벤처캐피털이 사업화에 필요한 자금을 투자하게 된다.
◇향후 3년간 최대 500억원 정부 지원=중기청은 이번 사업을 위해 올해 200억원의 자금을 편성했으며, 3년의 사업기간 동안 400억∼500억원의 총예산을 반영할 예정이다. R&D 자금 지원조건은 총개발비의 75% 이내에서 6억원까지 지원된다. 개발기간은 3년 이내다.
원칙은 벤처캐피털의 투자와 동시 지원하는 형태가 될 전망이다. 정부의 지원업체 선정 전후 6개월 동안 해당 기업은 벤처캐피털 투자 유치를 병행, 진행하게 된다. 이미 벤처캐피털의 투자유망 분야가 반영됐다는 점이 해당 기업에는 자금 유치에서 절반은 성공한 셈이다.
오기웅 중소기업청 기술개발팀장은 “최대 30개 정도의 유망 분야를 선정해 정부의 자금을 통해 기술개발을 끝내고 민간(벤처캐피털)의 자금으로 사업화를 이끄는 게 최종 정책 목표”라며 “이달 말 구체적인 사업공고를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비즈니스 프렌들리(친기업)=이 사업은 기업 현장의 목소리가 직접 반영되는 두 가지 특성을 담고 있다. 하나는 기업이 요구하는 분야에 직접적인 지원과 투자가 지원된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민간 벤처캐피털의 투자와 연계해 개발된 기술의 상용화를 이끌어내는 데 최종 목적이 있다는 점이다.
그동안 정부의 각종 지원사업은 해당 부처나 기관에서, 전략 분야는 물론이고 기술 스펙까지 정한 뒤 관련 기업을 선정, 자금을 지원하는 형태로 진행했다. 이 때문에 기술의 사업화 가능성보다는 기술 개발 자체에 만족해야 하는 사례가 많았다.
R&D 지원사업 중에서 민간이 선정한 사업화 유망 분야와 과제를 정부가 반영하는 제도는 처음 시도하는 형태다.
김형수 벤처캐피털협회 이사는 “시장에서 필요한 기술을 선정, 이를 개발·육성한다는 점에서 효용성이 클 것”으로 기대하며 “정부지원 개발 기술의 사업화 가능성이 크게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홍기범기자@전자신문, kbho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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