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증시 주도주 `관심 집중`

 “정보기술(IT)주의 증시 구원복귀냐 중국 관련주의 재도약이냐.”

지난해 활황을 주도했던 조선주와 철강주의 주가가 고점 대비 절반 가까이 급락하면서 향후 증시를 이끌 주도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의 의견도 향후 증시 주도주가 IT 업종이냐, 아니면 조선·철강·화학 등 중국 관련주냐를 놓고 엇갈리고 있다.

IT 업종을 주도주로 꼽는 쪽은 그간 이 업종이 활황에서 지수상승을 견인하지 못했지만 여전히 국내 주식시장과 기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고 향후 미국의 IT 재고순환지표 등을 고려할 때 상대적으로 증시를 이끌 업종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소정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경기 침체 가능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는 상황에서도 미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IT 경기는 회복을 넘어 상승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소 연구원은 미국의 IT 재고순환지표가 2004년 이후 하향곡선을 그리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0을 넘어서 회복세로 돌아서며 글로벌 IT 경기의 선순환이 국내 IT산업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했다.

중국·인도 등 개발도상국의 IT수요 증가도 이유로 꼽힌다. 오태동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과 인도 등지에서 PC, LCD TV, 휴대폰 등의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며 “이를 통해 관련 업체의 매출과 수익이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오 연구원은 반도체도 하반기 이후 대만업체의 공급 축소로 가격 상승 효과가 가시화돼 증시에 호재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IT업종 중심 주도주 부상에 시기상조를 주장하는 쪽은 반도체 가격 바닥론에 회의적이다.

김현중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연말 이후로 반도체 가격의 급락세가 많이 진정됐지만 글로벌 경기침체가 언급되는 마당에 IT 수요의 급격한 증가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 국내외 반도체 기업의 4분기 실적발표에서 볼 수 있듯 업종 내에서 벌어지는 치열한 공급 경쟁이 여전히 진행형이란 점도 IT주 주도주 부상에 대한 시기상조론에 힘을 싣고 있다며 경기전망이 양호하면서도 그간 낙폭이 컸던 중국 관련주가 다시 주도주로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홍순화 대신증권 연구위원도 “최근 전기전자 등에 대한 외국인의 순매도가 주춤하지만 이는 그동안 하락에 따른 저가의 매력이 작용했을 뿐 투자심리 회복으로 인한 매수가 아닌 것”으로 분석했다. 또 홍 연구위원은 “반도체를 비롯한 IT주가 장기소외라는 측면 외에는 장점을 찾기가 쉽지 않다”며 “IT주가 주도주로 나서기 위해서는 미국의 소비심리가 살아나는 것을 우선 확인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경민기자@전자신문, km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