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과잉으로 최악의 한해를 보냈던 반도체가 하반기 기지개를 켤 전망이어서 매수 비중을 확대하라는 의견이 잇따라 제시됐다.
1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주까지 지난해 실적과 올해 투자계획을 발표한 D램 업체들은 대부분 올해 투자를 줄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올해 반도체 설비투자 규모는 지난해에 비해 큰 폭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시장조사기관인 가트너는 올해 전 세계 반도체 설비투자를 지난해 591억7000만달러보다 13.7% 줄어든 510억7800만달러로 전망했다.
이처럼 새로운 시설투자가 감소하면서 지난해부터 지속돼온 D램의 공급과잉 현상은 어느 정도 완화돼고 3분기 이후 반등이 나타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실제로 D램 현물가격은 올들어 1달러를 회복한 이후 횡보하며 바닥을 다지고 있는 상황이고 고정거래가격도 최근 들어 연속 반등한 바 있다.
이선태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D램 경기의 추가 악화의 여지가 없다”며 “D램 출하액이 2분기를 저점으로 회복세를 띨 것”으로 전망했다. 이 연구원은 “D램 업체의 설비투자 감소로 인한 수급개선 효과가 당장 나타나기 어려우나, 3분기부터는 가시화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게다가 올해부터는 200㎜(8인치) 웨이퍼로 반도체를 생산하는 라인들이 퇴출되고 새로운 공장 건설이 줄어 공급이 줄 수밖에 없어 D램가격의 상승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2분기 중반 이후 대형 PC OEM 업체의 재고 확보 수요에 따른 판가 상승도 가능할 전망이다.
김영준 대신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PC업체들이 재고 확보를 위해 수요를 늘릴 것으로 기대돼 절대적으로 낮은 D램 가격과 하반기 공급부족 현상 등을 감안하면 D램 가격 회복의 강도는 강하게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올해 3분기와 4분기 D램 평균판가(ASP) 상승은 각각 15%, 7% 수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이날 증시에서 삼성전자는 전일보다 1.88%(1만1000원) 내린 57만3000원, 하이닉스는 0.57% 오른 2만6250원에 마감했다.
이경민기자@전자신문, km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