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D 장비용 부품업체인 단성일렉트론(대표 이현규)은 지난해 국내 패널업체의 긴축 투자에도 불구하고 두 자릿수대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웬만한 장비·부품 업체들이 하나같이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비결은 주력 제품이 LCD 증착장비(CVD)·에칭장비용 소모성 부품이라는 점. 패널업체의 투자가 동결되면 생산라인 신증설 투자에 직격탄을 맞는 반면에 기존 장비를 가동하기 위한 소모성 부품 수요는 꾸준한 덕분이다.
주력 산업으로 부상한 LCD 업종의 후방연관 산업군도 기업마다 희비가 엇갈렸다. 특히 지난해 삼성전자·LG필립스LCD 등 국내 패널업체의 투자가 동결되면서 후방산업 전반이 크게 위축됐지만 일부 장비·부품 업체는 선전했다.
◇독자기술에 경쟁사도 적으니=LCD용 광학필름 전문업체인 미래나노텍(대표 김철영)은 지난해 722억원의 매출에 8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LCD용 백라이트유닛(BLU)에 들어가는 확산·보호·반사·프리즘 시트를 모두 공급하는 유일한 회사인데다 프리즘시트와 확산필름을 하나로 합친 복합시트 시장을 선점하면서 경쟁사에 진입장벽을 친 덕분이다. 지난해 말에는 대만 패널업체를 향한 판로를 뚫었다. 이 회사 허만곤 상무는 “반사 시트와 프리즘 시트 시장은 이미 많은 업체가 가세해 경쟁도 치열해지고 수익을 내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남들이 미처 준비하지 못한 제품을 발빠르게 내놓은 덕분”이라고 말했다.
단성일렉트론도 지난해 LCD 장비용 소모성 부품인 ESC·디퓨저·서셉터·전극 등으로 210억원의 매출에 24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자체 기술로 개발한 부품을 오랜 기간 삼성전자·LG필립스LCD에 납품하면서 국내 소모성 부품 시장을 40% 가까이 점유했기 때문이다. 비록 전체 시장규모는 크지 않지만 여타 시장에 비해 경쟁이 치열하지 않은 게 한몫했다.
이들 부품업체가 선방한 것은 독자적인 기술력도 있었지만 결국 시장 특성상 소수의 업체가 과점하는 상황에서 패널업체들의 단가인하 압력을 피할 수 있었던 것이다.
◇발빠른 사업다각화와 해외 시장 개척도 큰 힘=반도체와 LCD, 태양광 장비로 일찌감치 사업구조를 다각화한 주성엔지니어링(대표 황철주)은 지난해 사상 최대인 2120억원의 매출에 무려 15% 가까운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반도체 장비 사업의 호조가 큰 이유였지만 국내 유일하게 개발한 LCD용 금속막 CVD 장비가 마침내 매출을 일으키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디엠에스(대표 박용석)도 지난해 882억원의 매출에 40억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서둘러 대만·중국 등 해외 시장에 눈을 돌린 덕분에 작년 국내 패널업체의 긴축 투자에도 타격을 작게 받았다. 이영곤 주성엔지니어링 부사장은 “투자경기의 여파를 최소화하려면 결국 수요처와 제품군을 다변화하는 수밖에 없다”면서 “이 역시 남들과 차별화된 기술력으로 미리 시장을 준비해야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서한기자@전자신문, hs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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