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년 역사를 지닌 숭례문이 10일 발생한 화재로 무너졌지만 게임 속에서는 그대로 남아 있어 네티즌의 아쉬움을 달래주고 있다.
숭례문이 등장하는 게임의 이용자 수가 급증하는가 하면 이용자가 자발적으로 게임 속의 숭례문을 배경으로 한 사이버 추모식까지 열고 있다. 특히 몇몇 업체는 게임 속에 숭례문을 만들기로 해 눈길을 끌고 있다.
숭례문이 가장 사실적으로 남아 있는 게임은 스피드를 즐기는 레이싱게임이다. 네오위즈게임즈가 서비스하고 있는 ‘레이시티’가 대표적 사례다. 레이시티는 서울 거리를 배경으로 한 온라인레이싱게임인데 청명한 하늘 아래 아름다운 숭례문이 그대로 게임 이용자를 반기고 있다.
김준현 네오위즈게임즈 부장은 “게임 속에서라도 숭례문을 다시 보고 싶은 이유인지 몰라도 화재 이후 게임 이용자가 20% 이상 늘어났다”며 “숭례문 주위에서는 속도를 내지 않고 천천히 달리면서 애도를 표시하는 모습이 자주 보인다”고 말했다.
현대디지털엔터테인먼트가 서비스하고 있는 ‘시티레이서’나 콘솔용 레이싱게임인 ‘그란투리스모’에서도 화재 전 생생한 숭례문을 만날 수 있다.
또 최고 인기 게임 중 하나인 ‘월드오브워크래프트’에서도 숭례문이 나온다. 블리자드코리아 측은 “한국 이용자들의 요구를 많이 반영하기 위해 예전에 숭례문과 석가탑 등을 넣었다”고 설명했다. 또 건설 시뮬레이션 게임인 ‘심시티4’에도 숭례문이 서울을 상징하는 주요 건축물로 나온다.
새로 가상의 숭례문을 만드는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한빛소프트는 최근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헬게이트런던’에 숭례문을 넣도록 개발사인 미국 플래그십스튜디오에 요청했다. 윤복근 한빛소프트 팀장은 “게임 속에서라도 숭례문이 예전의 모습으로 복원돼 국민에게 조금이나마 위안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3차원 가상현실 서비스인 세컨드라이프에서도 곧 숭례문이 복원된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장동준기자@전자신문, djj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