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계 산책]

 자신이 택한 길을 30년 이상 걸을 수 있다는 건 행복한 일일 테다. 아무리 그 일을 하고 싶은 열정과 의지가 있어도 주변 여건에 따라 꺾이거나 포기하게 되는 일이 다반사인 현실에서 자신의 꿈을 지킬 수 있으니 말이다.

 1978년 대학로 소극장 공간사랑에서 시작한 사물놀이가 어느덧 30주년을 맞았다. 김덕수, 이광수, 최종실, 고 김용배 네 명의 남사당패 후예는 전통과 현대를 접목해 장구·북·징·꽹과리 네 가지 타악기로 구성된 사물놀이를 만들었다. 1994년 국악의 해를 맞아 예술의 전당에서 공연한 이후 14년 만에 사물놀이의 창시자인 김덕수, 이광수, 최종실이 한자리에 모인다. 1986년 작고한 김용배의 자리는 남기문이 채운다.

 이들은 1978년 초연을 시작으로 1991년까지 전 세계 100여개국을 돌며 600회가 넘는 공연을 하며 사물놀이를 한국을 대표하는 문화콘텐츠로 알렸다. 1983년부터 사물놀이가 세계적으로 인기를 누리면서 LA·뉴욕·도쿄·베를린 등지에서 사물놀이 캠프가 세워졌다. 대영백과사전에는 ‘사물놀이를 즐기는 사람들’이라는 뜻의 ‘사물노리안(samulnorian)’이라는 신조어가 등록됐다.

 이후 각자의 풍물단을 꾸리고, 대학강단에서 후학 양성에 나서는 등 전통음악을 알리기에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이들이 세종문화회관 개관 30주년과 사물놀이 탄생 30주년을 기념해 사물놀이 탄생 30주년 기념공연을 다음달 6, 7일 이틀간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펼쳐진다.

 남사당 등 전문연희패 집안에서 태어나 네다섯 살 어린 나이에 아버지 어깨 위에서 무동으로 남사당에 입문한 이들이 50년 넘게 우리의 전통을 계승하기 위해 걸어온 인생 여정이 묻어나는 감동적인 무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예매가격은 3만∼10만원.

 사물놀이가 태어나던 해 데뷔한 그룹 사랑과 평화도 15일 저녁 8시에 강남 DM클럽에서 사랑과 평화 펑키 파티(Funky Party)라는 이름으로 콘서트를 개최한다. 1집 ‘한동안 뜸했었지’, 2집 ‘장미’ 등 탁월한 연주실력과 펑키 리듬을 앞세운 사랑과 평화의 음악을 한곳에서 들을 수 있다.

 같은 해 대학가요제에서 ‘돌고 돌아가는 길’로 금상을 수상하며 데뷔한 노사연도 오는 5월 또는 12월에 가수 인생 30주년을 기념하는 콘서트를 열 예정이다.

이수운기자@전자신문, per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