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을 경영하며 사업을 확장하거나 인재를 채용할 때 너무 과하지 않아야 해요. 술도 너무 과하면 탈이 나죠. 12∼14%인 와인은 과하지 않아서 좋아요.”
신동식 KTNET 사장은 너무 높은 도수의 술은 금방 취하고 탈나기 쉽듯 사업에서도 과도한 욕심을 내는 것은 금물이라고 말했다. 그는 비즈니스는 와인의 맛처럼 은은한 부드러움이 있어야 한다며 잔을 기울였다.
“CEO는 때로는 치열하게 부딪히기도 하지만 그 기조에 흐르는 기운은 부드러워야 합니다. 그런 점이 훌륭한 와인이 가진 특성과 비슷하죠.”
신 사장은 1년여 만에 산자부 고위공무원에서 강력한 추진력을 자랑하는 최고경영자(CEO)로 변신했다. 그는 1년간 섬세한 와인을 대하듯 고객 만족을 최우선에 뒀다. 신성장동력을 발굴해 KTNET의 변화를 이끌었다. 부드러움 속에 강한 힘을 가진 견고한 구조의 와인 같은 CEO가 된 것.
신 사장은 1991년부터 3년간 산자부 주재원으로 미국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에 머물면서 와인과 친해졌다. 그는 마트에서 7∼10달러 정도의 와인을 사 가족과 이야기꽃을 피우던 시절을 떠올렸다. 그는 저렴한 가격에 맛과 품질이 좋은 캘리포니아 와인을 좋아한다.
“와인은 이야기를 끌어내는 힘이 있죠. 요즘 아이들이 커서 대화할 시간이 부족한데 가끔 식사를 하며 와인을 곁들이면 그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 좋아요.”
와인을 즐기는 그여서인지 KTNET가 지난해 ‘1사 1촌’ 자매결연을 맺은 곳은 머루와인을 생산하는 전북 무주군 안성면 수락마을이었다. 신 사장을 비롯해 임직원들은 수락마을 안성초등학교에 PC 25대를 기증하며 끈끈한 관계를 맺었다. 신 사장은 요즘 그 마을에서 생산한 머루와인 홍보대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머루는 청정지역에서 재배되고 일교차가 큰 곳에서 잘 자라는 과실로 뉴욕타임스가 선정한 세계 10대 건강식품 중 하나죠. 영양가는 물론이고 포도보다 당도가 높아 맛이 좋을 뿐만 아니라 고혈압, 당뇨, 심근경색 등 각종 질병에 효과가 있어 요즘 추세에 맞는 웰빙식품이에요.”
1사 1촌을 맺은 마을에서 나온 머루와인 칭찬에 입이 마르는 신 사장. 그는 “한 병의 와인에는 세상의 어떤 책보다 더 많은 철학이 들어 있다”며 “ 와인과 함께 비즈니스 매너와 각 나라의 문화와 역사를 이해하는 즐거움을 가져보라”고 조언했다.
◆신동식 사장의 추천와인
와인: 베린저 파운더스 이스테이트 카베르네 소비뇽 (Beringer Founder’s Estate Cabernet Sauvignon)
빈티지: 2003년
생산국 및 지역: 미국, 캘리포니아
종류: 레드(red)
포도품종: 카베르네 소비뇽 80%, 프띠 시라&카베르네 프랑 20%
김인순기자@전자신문, insoon@, 사진=윤성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