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인출기(CD)·현금자동입출기(ATM) 등 금융자동화기기 수출 규모가 올해 1000억원 벽을 넘어 2000억원을 바라보고 있다. 지난해 내수 시장에서 유례 없는 신권 특수를 누린 업계가 비수기인 올해 해외 시장을 집중 공략하겠다는 것이다.
전자신문이 노틸러스효성·청호컴넷·LG엔시스 등 해외 시장에 진출해 있는 국내 주요 금융자동화기기 업체를 대상으로 올 수출 목표치를 파악한 결과 지난해보다 2배가량 많은 1700억원 이상으로 나타났다.
가장 의욕적인 곳은 올해 1000억원 이상의 수출을 기대하고 있는 노틸러스효성(대표 류필구). 올 매출 목표치를 지난해보다 축소 책정한 이 회사는 수출은 작년 650억원보다 70%나 확대한 1110억원으로 수립했다. 내수 시장의 한계를 수출로 극복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미국 시장은 마케팅을 강화하고 동시에 러시아 등 동유럽과 중국 등 신시장을 지속적으로 개척한다는 전략이다. 지난해 카자흐스탄 진입에 성공했고 중국 5대 은행인 우정은행으로부터 ATM 공식인증업체로 선정돼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회사는 보고 있다. 문진호 수출1팀장은 “미국 등 일부 지역에 집중하던 전략을 전 세계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라며 “세계 3위의 ATM업체로 발돋움한다는 목표”라고 말했다.
작년 말 중동 시장 진출에 성공한 청호컴넷(대표 전영안)은 올해 작년(200억원 추정)보다 2배 이상 늘어난 400억원 이상의 수출 목표를 수립했다. 회사는 지난해 말 이란 최대 은행인 사데라트은행 관계사를 통해 이 은행에 CD·ATM을 독점 공급하기로 했다. 올해 미국·중국 등 14개국의 쇼핑몰·영화관 등 오프 프레미스(off premise) 시장 외에 은행 지점을 직접 공략할 계획이다. 지석헌 해외사업부장은 “동남아 ATM 수출 규모가 4000대를 넘어서면서 회사의 인지도가 크게 상승하고 있다”며 “이 같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올해 해외 영업력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LG엔시스(대표 정태수)도 올해 77억원을 기록한 지난해보다 2.5배 늘어난 200억원을 수출 목표치로 잡았다. 특히 올림픽 특수가 기대되는 중국 시장에서 상당한 실적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해 8월 중국사무소를 개설하고 중국 시장에 특화한 ATM 개발을 마친 상태다. 또 기능을 크게 업그레이드해 올해 선보일 지폐방출기 ‘ezCDM3200A’도 수출 확대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준배기자@전자신문, j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