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업]구글 VS 네이버 검색 대전쟁

 ■구글 vs 네이버 검색 대전쟁 

 강병준·류현정 지음, 전자신문사 펴냄.

  한 권으로 끝내는 구글-네이버 비교 해설서가 나왔다. 전세계 검색 시장점유율을 60%까지 삼키며, 마이크로소프트까지 위협하고 있는 구글, 그 공룡의 한국 내 시장점유율을 1∼2%대로 꽁꽁 묶어둔 네이버. 이 요술 같은 대결에 전문기자들이 광범위한 분석의 메스를 댔다.

 실타래를 풀기 위해 저자들이 먼저 살펴본 것은 기업이 아니라 기업을 둘러싼 한국과 미국의 뉴미디어 환경이다. 그리고 ‘하부구조의 구글, 상부구조의 네이버’라는 큰 단서를 발견해낸다. 초고속 인터넷망 투자는 늦었지만, 수십 년간 컴퓨터와 인터넷, 소프트웨어 기반 기술을 축적해 온 미국은 새로운 세상을 뿌리부터 뒤흔들 구글이라는 ‘괴물’을 잉태했고, 끊임없이 하부구조를 변경하는 데 몰두한다. 반면 네이버는 수년 동안 초고속인터넷 보급률 세계 1위를 자랑해온 한국에서 태어났다. 고속도로는 신나게 뚫려 있었지만, 그 위에서 ‘무엇을 즐기고 누릴 것인가’라는 상부 구조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던 네이버는 콘텐츠와 데이터베이스(DB)를 확보하는 데 집착한다.

 구글이 무선 주파수 확보와 모바일 운용체계(OS)까지 손을 뻗치고, 네이버가 한게임을 인수한 것은 두 회사의 성격을 고려할 때 결코 우연이 아니다. 지난해 방한한 에릭 슈미트 구글 CEO가 “콘텐츠 업체를 인수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노(NO)”라고 잘라 대답했던 배경도 ‘하부구조를 지향하는 구글’이라는 분석에 비춰보면 한층 이해가 쉽다.

 구글은 새로운 자본주의를 꿈꾼다. 그것은 새로운 사회주의일 수도 있다. 구글 창업자 중 한 명이 러시아에서 건너왔다는 사실은 ‘악해지지 말자(Don’t be evil)’이라는 엉뚱한 구글 사훈을 이해하게 한다. 네이버는 인터넷 업계의 삼성이다. 경영 방식에선 삼성 창업이념을 떠올리는 사람이 많다. 비밀은 창업 멤버 모두 삼성 계열사 출신이라는 데 있다. 네이버가 삼성DNA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이유다.

 해부의 대상이 된 것은 창업자의 비밀뿐만 아니다. 화려한 벤처캐피털 등장과 성장에 감춰진 숨은 의미까지 친절하게 보여준다. ‘네이버 지식iN은 알바생일까’ ‘아웃소싱 파기’ 등 취재 과정에서 얻은 정보와 소문을 읽는 재미도 쏠쏠하다.

인터넷 헤게모니를 둘러싼 미래 예측 부분도 고개를 주억거리게 한다. 구글에 대항해 마이크로소프트가 야후 인수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은 바로 며칠 전 현실화돼 뉴스로 오르내리고 있다. 미래 검색의 키워드 제시된 △나(Me) △맞춤형 전문 검색 △정보의 창조 △리얼리티도 흥미를 더한다.

 그동안 네이버, 구글 성장 스토리에 관한 책은 많았다. 그러나 두 회사를 1대 1로 비교한 책은 이번이 처음이다. 비교 작업은 ‘스스로를 더 선명하게 알게 해주는 거울’이다. 검색의 미래, 인터넷의 미래는 어떻게 펼쳐질 것인가. 한미 뉴미디어 간판 기업 해부서는 검색은 포털로, 포털은 미디어로, 미디어는 다시 검색으로 변화하는 인터넷 세상의 전망서로도 가치가 충분하다. 1만2000원

 최순욱기자@전자신문, chois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