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사리’는 물고기 이름으로 익숙하지만 IT업계에서는 더 이상 물고기가 아니다. 신년 벽두에 새로 출범한 디지털 음악 전문 사이트다. 그것도 최근 음반업계에서 ‘뜨거운 감자’인 P2P 방식을 고집하고 있다. P2P는 개인끼리 음악·동영상 파일을 주고 받는 네트워크 기술로 이들 사이트는 ‘웹 하드’와 함께 불법 음원 복제의 온상이라는 따가운 시선을 받아 왔다.
김준영 송사리 사장은 “P2P하면 무조건 나쁘다는 선입관이 강하다”며 “그러나 모든 면에는 ‘동전의 양면’이 있듯이 P2P도 이를 잘못 이용하는 네티즌과 불법으로 활용하는 사업자의 문제일 뿐”이라고 말했다. 또 “기술과 서비스 자체는 인터넷이라는 네트워크에 가장 적합하다”라고 덧붙였다.
그가 프리챌과 함께 송사리를 설립한 배경도 이 때문이다. P2P도 충분히 합법화하면 산업에 순기능을 줄 수 있다는 확신이 한몫했다. 김 사장은 개인적으로 ‘P2P 네트워크 협회’ 회장도 맡고 있다.
“P2P 서비스는 산업적으로 충분한 가능성이 있습니다. 장기적으로 음악 산업 전체를 살릴 수 있습니다. 이미 온라인은 시대 흐름으로 굳어진 상황입니다.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는 말이 있듯이 대세를 거스릴수록 음반을 포함한 전체 산업계에 손해입니다. 이제는 정부, 음반사, 저작권자, 그리고 산업계 모두가 상생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김 사장은 송사리의 비전을 아주 밝게 보고 있다. 벌써부터 국내 최대 P2P 음악 서비스로 지명도를 가진 ‘소리바다’를 잡겠다고 포부가 대단하다. 이제 새내기 사이트인 송사리와 소리바다는 인지도·규모 등 모든 면에서 떨어지지만 이를 김 사장은 그동안 쌓은 경험과 노하우로 극복할 방침이다. 창업투자 회사 출신인 김 사장은 송사리를 세우기 전부터 영화·음악 분야에 두터운 인맥을 가지고 있었다. 벤처DVD를 설립하고 프리챌에서 온라인 영화 서비스 ‘파일구리’를 운영했다.
“성공 가능성을 아주 높게 보고 있습니다. 사이트를 오픈한 지 불과 몇 주지만 반응도 기대 이상입니다. 아직은 무료라는 인식이 강한 대다수 네티즌의 인식이 걸림돌이지만 초기 P2P 서비스에 비하면 지금은 많이 개선되었습니다. 앞으로 저작권자와 음반사 모두가 윈윈하면서 산업을 키울 수 있는 방법과 기술을 찾을 생각입니다.” 그는 “올 연말까지 유료 회원 30만 명을 넘기는 게 1차 목표”라며 “송사리를 온라인 뿐 아니라 전체 음악 산업에서 새로운 상생 가능성을 보여 줄 수 있는 사이트로 키우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강병준기자@전자신문, bjk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