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3일 한국 상륙을 정식 선언한 유튜브가 국내 동영상 UCC(사용자제작콘텐츠)업계와의 협력에 난항을 겪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유튜브는 모회사인 구글을 통해 다음커뮤니케이션의 TV팟 서비스, 판도라TV, 프리챌 등으로부터 국내 동영상UCC를 공급받기 위해 협상을 벌였으나 수익분배 방식을 놓고 이견차가 큰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미 유튜브와 제휴중인 엠군의 사례가 일종의 학습효과로 작용, 협력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튜브가 원하는 수익배분 방식은 ‘트래픽 공유’다. 특정 동영상UCC를 두고 유튜브 홈페이지에서 직접 볼 수 있는 링크와 해당 동영상을 공급한 사이트와 연동해 볼 수 있는 아웃링크를 동시에 설치한다는 것. 공급하는 UCC자체에 대해서는 가격을 지불하지 않고 발생하는 트래픽만을 나누어 가진다는 뜻이다.
이는 현재 네이버에서 언론사 뉴스에 대해 네이버 홈페이지에서 뉴스를 읽을 수 있는 링크와 해당언론사로 가서 뉴스를 읽을 수 있는 아웃링크 둘 다를 제공하는 방식과 유사하다. 예를 들면 이용자는 유튜브 홈페이지에 접속해 프리챌이 공급한 ‘박진영 텔미춤 UCC’를 시청하는 경우 유튜브 홈페이지에서 UCC를 바로 볼 수 있는 링크와 프리챌 홈페이지로 가서 UCC를 볼 수 있는 아웃링크 중 하나를 선택한다. 선택결과에 따라 유튜브나 프리챌 중 한 곳으로 트래픽이 쏠리는 것.
그러나 국내 주요 동영상UCC 전문업체들은 유튜브의 제안에 난감해 하고 있다. 다음 측 고위 관계자는 “유튜브는 글로벌 사이트로 인지도가 높다”며 “대부분의 이용자들이 아웃링크형태가 아니라 유튜브 홈페이지에서 직접 UCC를 볼 것이다”고 말했다. 제휴가 실익을 거두기 어렵다는 분석도 있다. 판도라TV 측 관계자는 “유튜브 사이트의 성공여부도 불확실한 상황에서 수익배분 없이 트래픽 공유만으로 UCC를 공급할 수 없다”고 말했다.
지난해부터 유튜브와 제휴중인 엠군의 사례도 관련업체들의 발걸음을 무겁게 한다. 엠군이 유튜브와 맺고 있는 제휴가 ‘반쪽짜리’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현재 엠군은 유튜브의 프로모션 업체 중 하나로 398개의 동영상을 제공중이다. 엠군측은 “유튜브를 통해 엠군의 인지도를 넓힌다는 측면은 있다”고 전제한 뒤 “그러나 유튜브로부터 엠군에 유입되는 트래픽은 없다”고 말했다.
정진욱기자@전자신문, cool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