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자원부와 정보통신부·과학기술부 주요 업무를 통합한 신설 지식경제부 장관에 이윤호 전경련 상근부회장(60)이 내정됐다. 방송통신위원장에는 최시중 이명박 당선인 취임준비자문위원, 김인규 당선인 비서실 공보 보좌역, 양승택 전 정보통신부 장관 등이 물망에 올랐다. 그러나 방송통신위원장은 정부조직법 개편안이 통과되지 않아 이번 조각 명단에서는 제외될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에는 어윤대 전 고려대 총장(63)이, 행정안전부 장관에는 원세훈 전 서울시 행정부시장(57)이 각각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위에 따르면 대통령 당선인 측은 새 정부의 장관 인선 작업을 마무리하고 이르면 15일 초대내각 명단을 발표한다. 15일 임명요청 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하지 않으면 새 정부 출범 전 내각 구성이 불가능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지식경제부 수장으로 내정된 이윤호 부회장은 ‘규제완화를 통한 일자리 창출’을 거론, 이명박 당선인의 747공약과 같은 목소리를 내왔다. 이 부회장은 참여정부 시절 전경련에 미래산업위원회와 신성장동력포럼을 만들고 ‘10대 신성장산업’ 선정에도 참여했다. 이 부회장은 기업하기 좋은 환경으로 △시장경제의 원칙 존중과 법치주의 준수 △신성장동력 육성을 통한 성장잠재력 확충 △규제완화 △FTA 등을 적극 활용한 경제체질 개선 등을 강조해왔다. 이 부회장은 14일 오후 휴대폰을 끊고 언론의 접촉을 피했다.
방통위원장으로 거론된 최시중 전 갤럽 회장(70)은 동아일보 출신으로 이 당선인 형인 이상득 국회부의장과 대학동문이며 대선 때 6인회의 멤버로 이명박 정부 탄생의 일등 공신이다. 김인규 KBS 이사(58)는 2001년부터 KBS 뉴미디어본부장을 역임하고 당선인 비서실 공보특보를 역임했다. 양승택 전 정보통신부 장관(68)은 ETRI 원장과 정통부 장관을 거쳐 방송과 통신 부문 기술은 물론이고 행정경험을 두루 갖춘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에 내정된 어윤대 전 고대 총장은 경남 출신으로 당선인의 고려대 경영학과 후배며 경선 때부터 캠프에서 일해왔다. 특유의 세일즈맨 기질로 고려대의 글로벌화를 추진했다. 강력한 리더십으로 기업형 학교 모델을 적용해 화제를 모았다.
유인촌 문화부 장관 내정자(57)는 현대건설 성공이야기를 다룬 드라마 ‘야망의 세월’에서 이 당선인 역할을 맡으며 당선인과 인연을 맺었다. 당선인이 서울시장일 때 설립했던 서울문화재단 이사장을 맡기도 했다.
경제수장인 기획재정부 장관에는 전 재경부 장관 출신의 강만수 인수위 경제1분과 간사(63), 법무부 장관에는 김경한 전 법무부 차관(64), 외교부 장관에는 유명환 주일대사(62), 국방부 장관에는 이상희 전 합참의장, 국토해양부 장관에는 정종환 전 한국철도시설공단 이사장(60), 농수산식품부 장관에는 정운천 한국농업CEO연합회장(54), 보건복지여성부 장관에는 김성이 이화여대 교수(62), 노동부 장관에는 이영희 인하대 교수(65) 등이 각각 내정됐다.
김상용·권건호기자@전자신문, srkim@
◆이 부회장 내정, 산자부, 재계 환영
국가 산업정책을 총괄 지휘할 지식경제부 초대 장관에 이윤호 전국경제인연합회 상근부회장이 내정되자 공직사회와 재계 모두 환영의 목소리가 나왔다. 재계는 즉각 ‘규제완화와 투자유치를 축으로 한 성장중심의 산업정책이 기대된다’며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이윤호 장관 내정자는 행시(13회)를 거쳐 경제기획원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했지만 미국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은 이후는 줄곧 민간 영역에서 활약해왔다. 특히 LG경제연구원장을 지내면서 이론과 실물 경제 분야 모두에서 해박한 지식과 경험을 갖췄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과는 서울시장 재직 시절부터 싱크탱크 역할을 해온 국제정책연구원(GSI)에 참여하면서 인연을 쌓았다. 최근 청와대 국정기획수석으로 선임된 곽승준 인수위원회 기획조정분과위원(고려대 교수)과도 친분이 깊다.
지난해 5월 조석래 전경련 회장(효성)의 요청에 따라 전경련 상근부회장으로 발탁됐다. 대선 직후 이명박 당선인이 처음으로 전경련을 찾아 ‘비즈니스 프렌들리(기업친화)’ 정부를 만들겠다고 약속한 것에도 막후 역할을 톡톡히 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식경제부 적통을 이어받은 산업자원부 안에서도 이 내정자를 두고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고 있다. 공직과 민간기업을 넘나들며 산업 전반에 대한 탁월한 전문성과 감각을 쌓아온 것에 대한 호의적인 반응인 셈이다.
산자부 고위관계자는 “무난한 발탁”이라고 평가했으며 “다양한 경험과 학식을 바탕으로 새정부의 경제살리기와 산업 진흥을 성공적으로 이끌 적임자”라고 말했다.
이진호기자@전자신문, jho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