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서양화보다 담백한 수묵화가 좋지요”
최근 내비게이션 업계에 불고 있는 3D 전자지도 이슈를 묻자 파인디지털의 연구개발을 진두지휘하는 김병수 개발부문장(이사)는 대뜸 수묵화 이야기를 꺼냈다. 3D 전자지도는 정밀하고 방대한 지도DB에 실사에 가까운 그래픽이 주가 된다. 아무래도 밋밋한 수묵화보다 서양화에 더 가깝지 않을까.
“3D 지도가 왜 필요한지를 생각해봐야 합니다. 3D는 단순히 그래픽이 좋아지고 볼 거리가 많아진 지도가 아닙니다. 2D가 해결하지 못하는 음영지역을 해소하고 더 정확한 정보를 주기 위한 수단일 뿐입니다.”
김병수 이사는 내비게이터는 그 어떤 기기보다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수묵화는 화려한 기교는 없지만 정직한 맛을 준다. 내비게이터도 기교에 해당하는 부가기능을 쫓기 보다 기본인 길 안내를 잘해 신뢰를 주고 싶다는 게 김 이사의 생각이다.
“파인디지털이 ‘편안하고 정확한 길 안내’를 올해의 모토로 삼은 이유입니다. 이를 위해 3D지도·탐색 고도화·수신율 개선의 삼박자를 갖춰 나가겠습니다.”
파인디지털은 올 연말께 풀3D 전자지도를 출시한다. 내비게이션 업체 중 지도와 단말기를 모두 만드는 회사는 팅크웨어를 포함해 몇 안 된다. 파인디지털은 2006년 지도 업체를 인수해 자사 전자지도 브랜드 ‘아틀란’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시장의 파이를 더욱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경로 탐색의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경험과 지식’에 의한 길 찾기를 도입할 계획이다. 기기가 갖춘 지식에 사용자의 경로 이동 습관과 같은 ‘경험’을 고려해 빠르고 정확한 길을 안내하는 것이다.
로딩에 걸리는 시간을 줄이는 것도 중요한 이슈다. 위성 수신율을 개선해 현재 15초가 걸리는 로딩 시간을 올해 중반에는 10초대로 개선한다. “사실 10초도 너무 깁니다. 전원을 켜면 바로 길 안내가 가능해야 하는 것 아닐까요.” 내년 중에 1초 대로 진입하는 것이 목표다.
편의성 측면에서 터치 일색의 사용자접근(UI)방식에서 벗어나 음성인식을 강화하는 데도 심혈을 기울인다. “소비자는 베타 테스터가 아닙니다. 가끔 엉뚱한 길을 안내하고, 사용하기에 불편한 요소가 아직도 많습니다. 시장에 나온 어떤 내비게이션도 이런 지적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김병수 이사는 현재로서 어느 것 하나 완벽한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역시 “기본으로 돌아가자”는 것이 그의 답이다.
차윤주기자@전자신문, chay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