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의 진단과 치료까지 동시에 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화학생물공학부 현택환 교수팀은 몸속에 투입해 암 등 질병의 진단과 치료를 동시에 실행할 수 있는 속이 빈 나노캡슐 개발에 성공했다고 17일 밝혔다.
산화철로 이뤄진 나노캡슐의 껍질이 자기공명양상(MRI)장치 조영제 역할을 해 몸 안을 진단하고 캡슐 안에는 약물을 담아 항암치료 전달체 역할을 함으로써 암세포의 진단과 치료를 동시에 할 수 있다는 게 현 교수 측 설명이다.
현택환 교수는 “기존 벌크 상태에서 유용한 물질들은 많이 개발됐지만 나노물질은 열처리 과정에서 서로 엉겨 붙어 고유의 성질이 보존되지 못했다”면서 “(이번 연구는) 나노 상태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다양한 기능을 가진 나노물질로 만들 수 있게 됐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나노물질은 열에 약해 열처리 과정에서 서로 엉겨 붙어 고유의 성질을 다 잃지만 현 교수 연구팀은 이번에 ‘싸고 굽고 벗기기 공정’으로 산화철의 성질을 변형시켜 종전의 엉겨 붙는 문제점을 해결했다. 이를 통해 나노구조를 유지하면서 다양한 기능을 가진 나노물질을 개발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그러나 현 교수는 “이번에 개발된 물질은 세포 단위로 동물실험 단계를 거친 것은 아니며, 임상 실험을 거쳐 인간에게 적용되기까지는 향후 5년 이상 소요된다”면서 “이번에 사용된 개발공정이 앞으로 전자소자 개발에 활용, 테라비트급 하드드라이브·태양전지·바이오센서·MRI 조영제·차세대 디스플레이의 형광체 등에도 향후 응용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적 학술지인 ‘네이처 머티리얼 인터넷판’에 18일 게재되고 3월호에 실릴 예정이다.
현 교수는 지난 10년간 순수하게 국내에서 수행한 나노 재료 관련 연구 논문 결과들을 유수한 국제학술지에 110편 이상을 발표, 4600번 이상 인용됐으며, ‘어드밴스트 머티리얼’지와 ‘스몰l’지의 편집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전경원기자@전자신문, kwj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