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 한국 거점으로 동아시아 공략

마틴 멜저 밀레 본사 마케팅본부장(가운데)이 기자 간담회에서 베르너 사크 R&D 센터장(왼쪽), 안규문 밀레코리아 사장과 함께 동아시아 시장 공략 방안을 설명하고 있다.
마틴 멜저 밀레 본사 마케팅본부장(가운데)이 기자 간담회에서 베르너 사크 R&D 센터장(왼쪽), 안규문 밀레코리아 사장과 함께 동아시아 시장 공략 방안을 설명하고 있다.

 독일 프리미엄 가전업체 밀레가 한국을 거점으로 동아시아 시장 공략에 나선다.

 밀레는 지난주 역삼동 밀레코리아(대표 안규문) 사옥에서 본사 마케팅 본부장과 본사 R&D 센터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간담회를 열고 중국 등 신흥 시장을 공략하는데 밀레코리아의 제품 라인업과 마케팅·영업정책은 물론 한국 소비자 취향을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동아시아 가전 시장의 16%를 차지하는 한국 시장이 나머지 84% 시장의 전초기지 노릇을 담당하는 것이다.

 ◇한국형 제품이 통한다=밀레 본사는 아시아 시장에 특화된 신제품 개발에 국내 소비자의 트렌드를 적극 활용키로 했다. 2, 3월에 독일 본사에서 세탁기·식기세척기·오븐 등 제품 별 개발자와 공장장·마케팅 책임자가 직접 방한해 소비자와 직접 면담을 하고 소비행태를 파악한다.

 이렇게 개발한 제품을 국내에 가장 먼저 출시해 테스트 마켓으로 활용한다. 지난해 밀레는 대용량 제품을 좋아하는 한국시장에 특화해 8㎏ 세탁기를 처음으로 개발해 내놓았다. 이 제품은 대만과 홍콩 법인에서 주문 요청을 할 만큼 시장성을 인정받았다. 회사는 현재 더 큰 용량의 제품을 개발 중이다.

 ◇신규시장도 한국 벤치마킹=새로 진출하는 시장에서는 한국법인의 영업전략을 따르기로 했다. 올해 5월 설립하는 중국 법인은 고급 주택이나 주상복합을 대상으로 한 밀레코리아의 빌트인 전략을 그대로 가져간다. 이 같은 마케팅 정책이 프리미엄 가전업체 이미지를 빠르게 정착시키는 데 주효했다고 판단했다.

 진출을 고려 중인 인도 등 신흥 국가에서도 한국 시장과 비슷한 전략을 구사할 계획이다.

 ◇한국법인 급성장을 자신감으로=밀레 본사가 한국 시장을 거점으로 삼은 것은 설립 2년 만에 급성장한 밀레코리아의 실적과 관계가 깊다. 밀레코리아는 타 외산가전 업체가 고전을 면치 못하는 속에서도 해마다 30∼40%의 고성장을 달성해 92년 설립한 일본지사와 매출액이 비슷한 수준이 됐다. 프리미엄 제품에 차별화된 이미지를 부각하고 국내 대기업 못지 않은 사후관리 서비스를 펼친 것이 성공 요인이 됐다.

 마틴 멜저 밀레 마케팅본부장은 “가장 늦게 진출했음에도 큰 성장을 거둔 한국 시장에 본사의 관심이 높다”며 “지속적으로 한국 소비자의 말을 듣고 제품 개발·마케팅 전반에 도움을 얻고 이를 세계 시장 전략 수립에도 활용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차윤주기자@전자신문, chay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