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표면실장기술(SMT) 장비 업계는 해외 진출과 고품질의 제품 개발에 집중한다. 국내 신규 설비 투자가 거의 마무리됐기 때문이다.
칩마운터는 인쇄회로기판 위에 고속으로 전자 부품을 접합하는 장비로 표면실장을 위한 가장 핵심적인 장비다. 시간당 수만개의 부품을 정확한 위치에 장착해야 하는 이 장비는 삼성테크윈과 미래산업을 비롯한 소수의 국산 업체만 생산할 정도로 고도의 기술력을 필요로 한다.
전 세계적으로 칩마운터 시장은 작년에 40억달러 내외에 달한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생산성 향상을 위한 고속 칩마운터가 시장을 주도한다. 칩 장착 속도가 조금 낮은 중속 및 저속 칩마운터는 지속적으로 시장이 줄고 있는 상황이다. 대형 제조업체를 중심으로 투자가 이뤄진다는 방증이다.
국내 시장은 대기업들의 생산라인 해외 이전의 영향으로 갈수록 줄어드는 모양새다. 경기 악화에 따른 투자 지연 등도 장비업계에는 걸림돌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칩마운터 생산 및 유통업체들은 더욱 정확하고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고품질의 장비를 제공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중국과 동남아를 비롯한 해외 시장에 연락 및 지원 체계를 갖추기 위한 경쟁도 가속화됐다.
기술적으로 전자 제품의 슬림화와 고집적화가 가속화함에 따라 0402(0.4㎜x0.2㎜) 등 미세 칩과 SiP(System in Package), PoP(Package on Package) 등 새로운 패키지에 대한 대응이 과제다.
대기업을 중심으로 고정도·고기능·고생산성을 이룰 수 있는 장비의 선호도도 높아졌다. 휴대폰 업체는 제조과정에서 제품의 슬림화·복합화 등 고급화를 지향하는 수요를 만족시킬 수 있는 고밀도 실장이 필요하다. 0603과 1005 등 미세 부품의 사용도 보편화됐다.
일부 모듈, 패키지 실장 레벨에선 0402 칩의 적용이 계속해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기능의 복합화와 수동 부품의 수를 줄일 수 있는 패키지 모듈 레벨의 정확한 실장 요구도 크게 증가했다.
디스플레이 제품군은 1608 칩 이상의 중대형 부품 실장이 일반적이지만 전자제품의 슬림화·고집적화에 대한 요구 증가로 1005 칩 이하의 미세칩 채택이 확대되고 있다.
무연 솔더링을 위한 장비인 리플로는 제조업체들의 무연 생산라인 도입이 거의 끝나 시장이 정점을 통과한 상태다. 향후에도 여타 SMT 장비와 비슷한 성장 사이클을 보일 전망이다.
스크린프린터 장비는 국내보다 해외 공장의 일부 라인 교체 수요만이 간헐적으로 생겨나는 상황이다. 국내 임가공 업체를 중심으로 한 설비투자도 기대하기 힘들다. 하지만 고정도·고성능화에 대한 요구는 끊임없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또 미세 불량을 빠르게 검출해 낼 수 있는 인쇄검사기의 역할이 더 중요해졌다.
디스플레이 제품의 실장에는 저전력을 실현하기 위한 파워모듈과 인터페이스 보드에선 차세대 패키지 실장기술이 시장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 대형 보드에 대한 대응 능력과 저밀도 보드의 고효율 실장 기술도 요구된다.
당장 SMT 관련 장비 시장의 큰 성장세를 기대하기는 무리지만 장비업체들의 신공정 개발 여부에 따라 성장세가 결정될 전망이다.
한편, 국내 칩마운터 시장은 야마하·히타치·지멘스 등 해외 업체와 삼성테크윈·미래산업 등이 경쟁하고 있다. 아직까지 외산에 속도와 기술에서 뒤지는 국내 업체들은 해외 시장 진출과 고속기 시장 진입을 위한 지속적인 연구개발로 외국 업체를 따라잡는다는 계획이다.
양종석기자@전자신문, jsy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