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템유통업계 `탈전문화` 바람

 특정 시스템업체나 특정 품목에 의존해 온 서버·스토리지 유통업계에 ‘탈전문화’ 시도가 잇따르고 있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엔시스, 영우디지탈, 타임디지탈 등이 ‘멀티벤더’ 전략을 취하거나 새로운 영역으로 유통사업을 확장하고 있어 결과가 주목된다.

 그간 유통업계는 복수의 시스템업체와 거래할 경우 기존 업체로부터 유무형의 제약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단일벤더 전문 유통업체로 활동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품목 확대 역시 기존 유통업체와 충돌할 수 있다는 이유로 영역 침범을 금하는 불문율이 존재했다.

 하지만 최근 시장 성장 둔화 속에서 신규 수익원을 확보하려는 유통업계와 고객 확대가 절실한 시스템업체의 요구가 맞아떨어지면서 변화의 움직임이 나타났다.

 LG엔시스(대표 정태수)는 지난주 EMC 총판권을 획득, IBM·HP·선 등을 포함해 주요 서버·스토리지업체 모두의 제품을 유통하게 됐다. 김학선 LG엔시스 시스템사업부문장은 “더이상 단일벤더 유통사로는 성장하기 힘들다는 결론에 따라 멀티벤더 전략을 추진했다”며 “이를 통해 ‘규모의 경제’ 시대에 대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HP 총판업체인 영우디지탈(대표 정명철)은 x86서버 위주 유통에서 벗어나 하이엔드 유닉스서버로 영역을 넓히고 있어 기존 HP 유닉스서버 유통에서 강세를 보여온 정원엔시스템과의 충돌이 불가피하다. 더불어 영우디지탈은 관계사인 EPA를 통해 IBM x86서버도 취급, 사실상 멀티벤더 체제를 취했다.

 타임디지탈(대표 김한석)은 지난해까지 IBM 워크스테이션 유통에 치중하다가 올들어 IBM x86서버 유통사업에 착수했다. 이에 따라 IBM x86서버 총판업체는 기존 3사에서 4개사로 늘어나 유통 경쟁이 심화될 전망이다.

 한편 이에 대해 우려의 시선도 적지 않다. 또다른 유통업체 A사 관계자는 “다른 업체 제품을 유통하면 ‘로열티’가 떨어진다는 이유로 기존업체와 거래시 가격 할인 등에서 피해를 입을 수 있다”며 “현실적으로 단일업체와 협력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업체별 유통사업 확대 동향

*회사: 내용

- LG엔시스: IBM·HP·선·EMC 총판권 획득

- 영우디지탈: △HP x86서버에서 하이엔드급 유닉스서버로 영역 확대 △유통 솔루션 추가 확보 추진

- 타임디지탈: IBM 워크스테이션에서 x86서버로 영역 확대

이호준기자@전자신문, newleve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