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례문 방화범 채 모씨의 범행입증에 차량용 DVR이 결정적 물증을 잡아내면서 보안업계에 특수가 예상된다.
지난 10일 숭례문 화재 당일 오후, 채 모씨가 인천 강화군에서 일산행 버스를 타고 가는 모습이 버스 안의 CCTV에 잡혔다. 사다리가 든 자루를 들고 버스에 올라타는 채 모씨의 얼굴 화면은 경찰이 방화범의 행적을 밝히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일산행 버스에 장착된 CCTV장치(차량용 DVR)는 공교롭게도 숭례문 관리소홀로 곤욕을 치르는 KT텔레캅의 모기업인 KT브랜드로 지난해 7월 강화지역 버스회사 강화선진교통에 임대한 장비로 밝혀졌다.
KT비즈메카는 지난해부터 중소 DVR업체 컴아트시스템과 손잡고 서울, 경기지역의 버스 2500여대에 차량용 DVR과 CCTV를 설치했다. KT비즈메카는 숭례문 화재사건에서 차량용 DVR이 채 모씨의 화면을 잡아냄에 따라 버스 보안시장에서 확실한 보안특수를 기대했다.
KT비즈메카의 한 관계자는 “숭례문 방화를 계기로 차량용 DVR이 범인추적에 뛰어난 보안효과가 입증됐다”라며 “전년보다 4배 늘어난 버스 1만대에 DVR을 올해 납품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전국에서 운행되는 버스 6만대 중에서 전용 DVR을 설치한 사례는 불과 10% 남짓한 6000여대로 추정된다. 일부 버스엔 구형 VCR을 이용한 아날로그 영상녹화도 하지만 매 3∼4시간마다 테이프를 다시 녹화하기 때문에 이번 방화사건처럼 범인의 행방을 몇일 뒤에 추적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설창훈 컴아트시스템 사장은 “우리가 만든 버스용 DVR이 방화범 추적에 사용된 사실을 알고 놀랐다”면서 “올해는 전국의 상용버스 세 대 중 한 대는 버스용 DVR을 장착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배일한기자@전자신문, bail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