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자성을 띤 나노입자를 이용해 배아줄기세포를 특정 세포로 분화시키는 데 성공했다.
박세필 제주대학교 줄기세포연구센터 교수, 김은영 미래생명공학연구소 소장, 이창현 건국대 연구원과 조쌍구 교수 연구팀은 자성을 띤 나노입자를 이용해 특정 유전자를 배아줄기세포에 주입해 신경과 근육세포, 간세포로 분화시키는 데 성공했다고 18일 밝혔다.
자성 나노입자로 유전자를 도입하는 방법은 다른 분야의 세포 연구에서 사용되고 있으나 배아줄기세포 분화 목적으로 쓰인 것은 처음이다.
이번 연구는 줄기세포 분화 분야의 국제학술지 ’줄기세포 분화(Stem Cells and Development)’ 최신호에 게재됐다. 지금까지 배아줄기세포에 유전자를 주입해 특정 세포로 분화시키기 위해서 유전자 전달체로 레트로바이러스나 렌티바이러스를 흔히 이용했다.
그러나 바이러스는 사람의 감염 위험을 배제할 수 없어 줄기세포치료제 개발과정에서 극복해야 할 문제점으로 꼽힌다. 또 화학적·전기적 방법의 유전자 도입은 효율이 낮고 배양 과정에서 유전자가 소실될 확률이 높은 단점이 있었다.
연구팀은 20㎚ 크기의 자성을 갖고 있는 나노입자와 삽입할 유전자를 결합한 후 자기장을 발생하는 마그네틱판 위에서 생쥐 배아줄기세포와 혼합, 배양하는 방법으로 배아줄기세포에 유전자를 도입했다. 그 결과 약 45%의 효율로 유전자가 배아줄기세포 내로 주입됐다. 같은 조건에서 화학적인 유전자 주입 방법을 사용한 결과 효율은 15%였다. 연구팀은 주입한 유전자에 따라 배아줄기세포가 신경세포, 근육세포, 간세포로 분화되는 것을 확인했다.
이들 세포는 약 50회의 배양을 거치는 동안에도 주입된 유전자가 사라지지 않아 핵 내부의 유전체에 안정적으로 삽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지난해 이 기술에 대해 특허를 출원했다.
권상희기자@전자신문, shkw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