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새벽, 대한민국 국보1호 숭례문이 불로 무너졌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소방과학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화재를 진압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물을 뿌리는 것이다. 물이 닿으면 불의 온도가 급격히 떨어지고, 물이 땔감과 산소 사이에 끼어 차단막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숭례문 화재 시 처음부터 엄청난 양의 물을 뿌린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최근엔 물 대신 첨단 소화 약재를 쓰는 국가가 늘고 있다. 미국과 호주에서는 인산암모늄 수용액과 계면활성제의 혼합약재를 주로 사용한다. 계면활성제, 즉 일종의 비누 성분이 거품을 만들어 물보다 빨리 불의 온도를 끌어내리고, 수증기보다 더 두껍게 불을 포위해 땔감과 산소의 접촉을 효과적으로 막기 때문이다.
불을 담요처럼 덮는 방법도 사용된다. 얼마 전 국내에서도 열을 받으면 기체가 돼 불을 덮어버리는 인산나트륨 소화약재가 개발됐다. 물보다 진화 속도가 1.5배나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소방관의 옷에도 첨단 과학기술이 도입되고 있다. 최근 국내 한 대학 연구진은 형상기억합금인 ‘니티놀’로 만든 용수철을 소방복에 끼워 넣은 시제품을 개발했다. 니티놀은 온도에 따라 수축과 팽창이 미리 ‘프로그래밍’된 금속이기 때문에 소방관이 고온에 노출되면 니티놀 용수철이 늘어나 내피와 외피 사이를 벌리고 그 틈에 공기층을 만들어 단열재 역할을 한다. 이밖에 연기 너머를 볼 수 있는 레이저 투시경, 소방관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는 전자태그(RFID) 장비도 개발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