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크리에이터]쇼테크

 “남이 가지 않는 길을 가겠다.”

 쇼테크(대표 유석호)의 현주소를 그대로 보여 주는 말이다. 쇼테크는 온라인 마케팅 전문업체다. 회사 이름은 낯설지만 이 회사가 개발한 ‘마이 링커’는 얼추 1500만 대에 달하는 컴퓨터에 탑재할 정도로 사이버 세상에서 인기를 끌었다. 마이 링커는 일종의 온라인 통합 마케팅 프로그램이다. 사용자가 웹 사이트를 방문하지 않고도 원하는 시간에 바탕 화면으로 실시간 정보를 전달해 준다.

 쇼테크의 첫 작품인 마이 링커는 당시 상식을 깬 서비스였다. 유석호 사장은 “인터넷 마케팅을 위해서는 회원 개인 정보와 e메일과 같은 사용자 정보가 필요하다는 통념을 깬 첫 시도였다”라며 “회사 내부 직원 조차 불가능하다는 의견이 팽배했다”고 말했다. 누구나 반대했던 마이 링커는 결국 2003년 세상에 나오면서 쇼테크를 온라인 마케팅의 선두 주자로 올려 놓았다. 99년 설립해 무려 4년 동안 매출 한 푼 없던 데서 2004년부터 매출이 나기 시작해 회사가 성장할 수 있는 동력을 만들어 주었다. 지난 해 매출 91억원, 영업 이익 36억원을 올린 데는 마이 링커의 역할이 절대적이었다.

마이 링커를 시작으로 쇼테크가 내놓은 사업은 모두 세상에 처음으로 나온 서비스였다. 화면 보호기로 타깃팅 광고가 가능한 ‘온 스크린’, 실시간으로 디지털 콘텐츠를 배달해 주는 ‘후피’ 등 시장과 고객 추이를 먼저 읽고 남 보다 앞서 내 놓은 서비스였다. 반응도 나쁘지 않다. 온 스크린은 2007년 말까지 500만 사용자를 확보했으며 올 2분기 800만 사용자가 무난할 예정이다.

아이디어를 상용화해 시장에 연착륙한 데는 탄탄한 기술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쇼테크는 정보통신부가 주관하는 ‘신소프트웨어 대상’을 무려 3번이나 수상했다. 이 기록은 지금도 깨지지 않고 있다. 지난 해에는 딜로이트 컨설팅이 주최하는 초고속 성장 기업 부문에서 은상도 수상했다. 당시 후보로 오른 기업이 무려 1만7000개였다.

유 사장은 “쇼테크는 천당과 지옥을 오르내린 기업”이라며 “따라가는 사업 모델이 아닌 남 보다 한 발 앞선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결국 빛을 본다는 신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이미 성장 궤도에 오른 쇼테크는 지난 해 말 다시 한 번 상식을 깨는 데 도전장을 던졌다. 벤처로는 드물게 거래소 상장 기업인 ‘일경’을 인수해 우회 상장에 성공했다. 유 사장 스스로 “무척 운이 좋았다”고 말할 정도로 누구나 불가능하다고 믿었던 일을 이뤄냈다. 쇼테크는 빠르면 1분기 일경으로 회사 간판이 바뀔 예정이다. 쇼테크 온라인 사업에 일경의 오프라인 사업을 결합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제2의 성공 신화’를 만들겠다고 단단히 벼르고 있다.

강병준기자@전자신문, bjk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