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 이미지 촉감 그대로 느낀다

가상 이미지 촉감 그대로 느낀다

 컴퓨터나 PDA 등 각종 전자기기에서 삼각형·사각형 등 가상의 이미지 형태나 거칠기, 무늬 등의 촉감을 펜을 통해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이 개발됐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20일 터치스크린을 장착한 전자기기에서 다양한 촉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펜형 장치인 촉각(haptic)펜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ETRI는 이번 기술 개발로 기존 보고 듣기만 하던 컴퓨팅 시대에서 실제로 만져보고 느낄 수 있는 ‘차세대 컴퓨팅 시대’로의 본격적인 진입이 가능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유비 펜(Ubi-Pen)’으로 명명된 촉각 펜은 내부에 소형 진동기를 내장하고, 음성 입출력 모듈, 자체 전원과 무선통신 기능을 갖춘 일종의 독립적인 전자펜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은 사용자가 펜을 쥐고 터치스크린 위의 그림이나 물체를 문지르는 동안 촉감을 통해 가상 물체의 표면 형태나 거칠기 등을 직접 느껴볼 수 있다. 실제로 터치스크린의 버튼을 눌렀다 떼는 동안 버튼을 아래로 누르는 충격과 튀어나오는 충격을 순차적으로 발생시켜 마치 실제 버튼을 누르는 것과 같은 느낌을 재현할 수 있다. 또 윈도 환경의 메뉴·창·아이콘·드래깅·팝업 등의 조작시에도 각기 다른 촉각 피드백을 전달한다.

 현재 PDA 등에 쓰이고 있는 펜은 플라스틱이나 금속 재질로 터치스크린에서 정확한 접점 형성을 돕는 역할에 그쳐 사용자들이 클릭이 제대로 됐는지 여부를 몰라 불편함을 겪어왔다.

 ETRI는 이 기술을 활용할 경우 어린이나 노인의 집중력 훈련용 교육 콘텐츠나 컴퓨터 촉각 인터페이스의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미 개발된 촉각 펜의 시제품은 일반 시중 볼펜의 2.5배 정도의 크기로, ETRI는 향후 상용화 설계시 휴대 단말기에 장착할 수 있는 크기로 소형화할 계획이다.

 박준석 스마트인터페이스팀장은 “유비 펜은 차세대 컴퓨터용 촉각 인터페이스의 선두주자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관련 기술은 장애우 및 노인 등에게도 편리한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신선미기자@전자신문, smsh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