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자 질량의 측정 오차를 0.5ppm 미만으로 줄인 세계 최고 성능의 초정밀 질량 분석 장비가 개발됐다.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질량분석기개발팀은 미국 국립고자장연구소와 공동으로 15테슬라급 질량 분석기 ‘FT-ICR MS’를 개발해 오창캠퍼스에 설치하고 내달 중에 본격 가동한다고 20일 밝혔다.
이 장비는 분자 질량 측정 오차가 0.5ppm 미만으로 세계 최고 기록을 경신했으며, 국내에 도입된 12테슬라급 질량 분석기(1.0ppm)에 비해 측정 정확도를 두 배 가까이 높였다.
테슬라는 자기장의 단위로, 현재 병원에서 사용되는 자기공명영상장치(MRI)에 사용되는 초전도 자석의 자기장이 1.5테슬라에 해당한다. 국내에는 12테슬라급이 도입돼 있으며 세계적으로도 미국 국립고자장연구소의 14.5테슬라급 장비가 최고였다.
기초연은 이번 장비 개발로 향후 항암제 등 자연계에 미량으로 존재하는 신물질 발굴 연구 분야에서 최고의 인프라를 구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생명과학 연구시 핵심 장비로 꼽히는 초고분해능 질량 분석기는 단백질, DNA, 지질, 탄수화물, 대사체 등 극미량 생체 물질 분석 과정에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
기초연은 이 장비 개발로 식품 및 한약재 등 천연물 혼합물로부터 신약 후보 물질을 발견하는 데 효과적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고성능 이온 전달장치, 이온저장장치, 고감도 극저온 이온 검출기 등 분야에 대해 국내외에 특허 17건을 출원했다. 특히 지난해 12월에는 세계적 질량 분석기 제작사인 브루커달토닉스와 20만달러 규모의 기술료 계약을 체결, 세계 최고의 질량 분석기 개발 능력을 인정받았다.
김현식 질량분석개발팀장은 “기초과학을 선도할 수 있는 세계적 연구장비를 자체 개발함으로써 우리나라의 과학 위상을 높이는 데 일조하게 됐다”고 말했다.
대전=신선미기자@전자신문, smsh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