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시장의 빅뱅을 예고할 결합서비스 대전이 마침내 시작됐다.
SK텔레콤(이하 SKT)의 하나로텔레콤 인수가 최종 확정되면서 KT·SK·LG 등 통신그룹 간 유무선 서비스를 아우르는 결합상품 면면이 드러나고 있다. 이미 몇몇 결합상품이 나와 있기는 하지만 시장지배적 사업자인 SKT의 참여로 본격적인 전략 상품서비스 경쟁이 시작된 것이다.
◇유무선 결합상품 봇물=통신상품이 진정한 QPS(4개 서비스 묶음상품) 시대로 접어들 것으로 예고됐다. 현재 이동전화가 포함된 결합상품은 SKT·KTF 등에서 내놓은 이동전화와 위성DMB, 초고속인터넷 등을 묶은 DPS(2개 서비스 묶음상품) 정도다.
하지만 이번 통신공룡 탄생을 계기로 유무선 결합상품 출시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실제로 SKT는 이번 인수 작업 직후인 4월 하나로의 IPTV와 초고속인터넷을 결합한 QPS 상품을 출시한다. 또 SK네트웍스의 시외전송망을 활용한 유무선상품 영업을 강화하는 등 다양한 결합상품 출시도 계획하고 있다. 또 싸이월드·멜론 등의 서비스를 IPTV 및 휴대폰 유무선 결합서비스와 연동함으로써 시너지를 창출할 예정이다.
초고속인터넷 상품 기반 묶음상품을 출시해왔던 KT군도 유무선 결합상품 출시에 적극 나선다. KT는 지난 14일 정보통신부로부터 요금인가를 받고 ‘유선전화+메가패스+3G+IPTV’ 등을 출시 SKT의 반격에 대비할 진용을 갖추고 전방위 공세에 나섰다. 2000만이 넘는 집전화 가입자를 기반으로 공격적인 판매에 나서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유무선통합(FMC) 상품으로 시선을 모았지만 기대만큼의 성과를 거두지 못했던 ‘원폰’의 사례를 거울삼아 이를 변형한 새로운 상품 출시도 예상되고 있다.
◇사업자 교차 결합상품도 예상=이번 인수 조건에 다른 사업자의 서비스 제공 요구 거절 금지, 제공 조건 차별 금지 등 이른바 ‘결합상품 동등접근’ 조항이 포함되면서 통신그룹을 망라한 결합상품 출시도 점쳐지고 있다.
특히 LG진영은 두 거대 통신사업자 사이에 껴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이다. LG그룹은 LG텔레콤·데이콤·파워콤이 각각 이통·IPTV·초고속인터넷에 지분을 갖고 있으면서도 유선 쪽 공동유통망 활용이나 상품 교류가 드물었다.
LGT 측에서는 유선상품을 포함한 결합상품 출시가 시급하다고 판단하고 있지만 그 방법은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계열사 위주로 상품을 구성해 결합서비스 대전에서 승기를 잡을 수 있을 것인지 의문이다.
LGT 관계자는 “LG 통신계열사는 모두 각 시장 3위 사업자로, 결합을 통한 시너지를 얻기가 힘들 것”이라며 “꼭 계열사와 상품을 묶어야 한다고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통신사업자를 넘어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들과 교류도 예상된다. 가격을 놓고 볼 때 SO의 상품을 결합하면 30% 이상 할인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미 SK군은 SK텔링크가 SO와 연계해 결합상품을 내놓고 있는 등 사업자 간 교차 결합상품이 나온 상황이다.
김희수 정보통신정책연구원 공정경쟁정책연구실 경쟁정책연구그룹장은 “이번 SKT와 하나로텔레콤의 기업결합을 계기로 결합상품 제공 주체가 폭증해 결합상품 경쟁이 상당해질 것”이라며 “단순 요금할인을 위한 결합상품에서 집 안에서는 와이파이망을, 외부에서는 이동통신망을 이용하는 등 한 단계 진화된 형태의 유무선 결합상품도 출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황지혜기자@전자신문, got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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