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트레이딩시스템(HTS)용 콘텐츠를 제작하는 DRFN은 최근 투자자 사주에 맞는 주식 종목을 추천해주는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태어난 연월일시 등 개인정보를 입력하면 오늘과 사주(운세)가 동일한 과거 특정일에 시황이 좋았던 종목을 알려준다. 기업의 미래 가치를 보여주는 주가와 개인의 미래를 보여주는 사주를 절묘하게 결합했다. 이 회사 이문태 대표는 “증권사들이 차별화된 콘텐츠를 원해 다양한 아이디어를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진화의 연속=‘주식 투자자가 증권사에 가거나 전화를 이용하지 않고 컴퓨터로 주식 매매주문을 내는 시스템’. HTS(Home Trading System)의 사전적 의미다. 하지만 이는 1980·1990년대 얘기다. 지금 HTS에 들어가면 다양한 메뉴에서 셀 수 없는 정보가 쏟아져 나온다.
이달 초 공개된 대우증권의 최신 HTS ‘Qway6.0’, 주문 호가 세부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X-RAY 서비스’, 투자에 필요한 상담과 리스크 관리 서비스를 제공받는 ‘ON-mate서비스’, 양방향 채팅 기능을 탑재한 ‘실시간 증권방송’ 등이 추가됐다.
대신증권은 지난주 국내 처음으로 HTS(u-사이보스 글로벌)로 일본 주식 거래 서비스를 시작했다. 일본 도쿄·오사카증권거래소 그리고 자스닥에 상장돼 있는 3000여 종목이 대상이다.
특정 고객을 위한 전용 HTS도 나왔다. SK증권은 올 초 우량 고객을 대상으로 VIP 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리미엄W(더블U)’ HTS를 내놨다. 특징은 속도. 우량 고객을 위한 별도 서버를 구비, 속도를 크게 높였다.
HTS의 아류작인 웹트레이딩시스템(WTS)도 진화한다. 현대증권이 올 초 선보인 ‘유퍼스트 퍼즐(YouFirst PUZZLE)’은 어디서나 HTS 수준의 서비스를 이용한다.
◇목적은 ‘고객 확보’=증권업계에서는 신규 고객 확보의 대표적 방법으로 ‘신상품 출시’와 ‘HTS 업그레이드’ 두 가지를 꼽는다. 새로운 투자를 갈망하는 고객에게는 신상품으로 더욱 진화한 서비스를 찾는 고객에게는 HTS로 유치한다는 것. 증권사의 HTS 업그레이드 보도기사 내용을 자세히 보면 ‘수수료 인하 또는 면제’ ‘경품 제공’ 등의 이벤트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돈에 민감한 투자자에게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하고 덤으로 비용도 아끼라는 것. 고객 쟁탈전의 결과다.
◇열려라 해외 시장=“골드만삭스도 우리 HTS를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모 증권사 HTS 담당자의 말이다. 우리나라 증권사의 HTS는 말 그대로 ‘글로벌 넘버 1’이다. 뛰어난 IT 인프라에 한국인 특유의 신기술 적용 의지가 한 몫을 한 것이다. 외국과는 비교 자체가 어렵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최근 외국도 HTS가 서서히 활성화되고 있다. 우리 기업에 기회가 찾아오고 있는 것. 태국·대만 등지에 선물거래시스템을 수출한 대신증권의 김병철 IT본부장(CIO)은 “미국·유럽 등은 거래의 패턴과 문화가 달라 단기적으로 힘들지만 중국 등 아시아 시장은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김준배기자@전자신문, j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