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인 어떻게 생활할까

우주인 어떻게 생활할까

오는 4월 8일 오후 8시. 한국인 최초의 우주인 고산씨는 러시아 소유스 우주선을 타고 국제우주정거장(ISS)으로 향한다.

 고산씨는 함께 선발된 이소연씨와 지난 3월부터 1년간 총 1800시간의 혹독한 훈련을 받고 있다. 기본적인 생활부터 극한 상황 속에서의 불시착 생존훈련까지 다양한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과연 우주에서의 생활이 어떻기에 이처럼 혹독한 훈련을 받아야 하는지, 우주인의 생활 모습을 살펴본다.

 ◇우주선의 환경=우주선은 우주비행사들이 장기간 생활하는 데 불편함이 없도록 온도와 습도, 편의시설 등을 갖추고 있다. 공기는 지구에서와 같이 질소와 산소를 4 대 1로 혼합하며, 산소는 물을 전기분해해 공급한다.

 우주인들은 선내에서 일정한 압력 유지와 호흡에 필요한 산소 등의 공급을 위해 우주복을 입고 생활한다. 또 무중력에 가까운 우주에서는 사람의 체온에서도 체액이 끓을 수 있어 이를 막아주는 우주복 착용이 필수적이다.

 우주선 밖으로 나갈 때는 우리가 영화 등에서 보아온 선외 우주복을 따로 입어야 한다. 선외 우주복은 섭씨 120도의 고온과 영하 120도의 극저온에도 견딜 수 있게 특수 제작된다.

 ◇우주인은 뭘 먹나=우주에서 먹는 음식은 무균처리가 핵심. 저기압, 저중력, 고에너지 상태에서 미생물이 해로운 세균으로 증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주음식은 특수 살균기술·장기저장기술·풀질유지기술·포장기술 등이 적용되며 까다로운 과정을 거쳐 승인을 얻는다.

 지금까지는 우주기술의 강국인 미국과 러시아 음식만 만들어졌는데, 이번에 한국인을 위한 우주음식이 처음 개발됐다. 김치의 유산균 중 유익한 균만 분리하고, 고추장을 살균처리하는 등 특수 처리를 거쳐 러시아 연방 국립과학센터 산하 의생물학연구소의 인증을 획득했다. 그 덕분에 한국인 최초의 우주인이 될 고산씨는 쌀밥과 김치, 된장, 고추장으로 구성된 한국음식을 우주에서도 먹을 수 있게 됐다.

 단 식사할 때는 그릇을 식탁에 고정시키고 음식물도 흘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음식물 부스러기가 떨어지면 바닥에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우주선 내부에 떠다니기 때문이다.

 ◇생리현상도 특수처리=음식을 먹고 나면 뒤따라 오는 것이 대소변 등의 생리현상이다. 지구에서는 생리현상 처리가 전혀 어렵지 않지만 우주에서는 이것도 쉽지 않다. 단적으로 지구에서처럼 앉은 자세를 취하고 배설을 위해 힘을 주면 공중으로 떠오를 수 있다. 이 때문에 대소변을 보기 전에는 먼저 발판에 발을 끼우고 허벅지 위쪽을 끈으로 고정시켜야 한다. 배설물은 특수제작된 변기와 흡입관을 이용해 처리한다. 재채기나 방귀 등도 반작용으로 인해 뒤로 밀려나면서 다칠 수 있어 조심해야 한다. 우주에서 방귀를 뀌면 폭발한다는 얘기가 있지만 고가의 우주복이 배출되는 가스를 처리해줘 폭발하지 않는다고 한다. 필요한 때에는 흡입관을 사용해도 된다.

 수면도 반드시 고정된 슬리핑백 안에서 자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자칫 잠든 채 우주선 내에 떠다닐 수도 있다.

 권건호기자@전자신문, wingh1@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