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여의도 63빌딩. 삼성테크윈(대표 이중구)의 신제품 DSLR카메라 ‘GX-20’의 쇼케이스 행사장. 삼성테크윈 직원들은 분주하게 움직였다. 당초 500명을 초대했는데 700명이 넘게 참석했다. 행사를 기획한 관계자는 “DSLR카메라 시장은 파워 유저들의 입김이 세다”며 “서비스 차원이기도 하지만 제품의 본격 출시를 앞두고 입소문을 내줬으면 한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제품 개발자와의 질의응답 시간, 이들은 제품에 대한 궁금증과 건의사항을 쏟아놨다.
직장인 김지수(28)씨는 퇴근을 앞당기고 이 자리에 참석했다. 아직 시장에 나오지 않은 제품을 하루라도 빨리 찍어보고 싶었기 때문. 이전 모델인 ‘GX-10를 사용하는 김씨는 새로 공개한 제품을 시연해 본 뒤 동호회 회원들과 옹기종기 모여 이야기를 나눴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일상적으로 만나는 사이지만, 오프라인에서 보는 건 오랜만이다. 새 카메라 이야기부터 사는 이야기까지 환담을 나눴다.
신제품 체험 행사가 기업도 소비자도 ‘꿩 먹고 알 먹는’ 마케팅수단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체험마케팅기법은 원래 입소문을 내기 위한 수단으로 도입됐다. 관계자들은 사용자 대상 설명회, 체험단 모집 등의 활동이 단순 마케팅에 그치지 않는다고 입을 모은다. 기업은 제품을 홍보하고 아이디어를 얻고, 소비자는 공짜로 써보고 사람들과 친분도 쌓고 있어 모두에게 일석이조가 된다는 것이다.
음식물 처리기 전문업체 에코포유(대표 최호식)는 지난 11월 모집한 체험단의 반응과 아이디어에 깜짝 놀라는 경험을 했다. 제품을 직접 써 본 소비자는 그들끼리 신문을 제작하는 등 다양한 피드백을 내놓았다. 실제 회사는 출시를 앞둔 신제품에 이들의 의견을 반영해 ‘자동전원차단장치’를 달았다. 이들은 체험단 활동이 끝난 후 인터넷 커뮤니티를 ‘사랑방’ 삼아 일상의 소소한 재미를 나누는 공간으로 꾸려나가고 있다.
‘빌립’ 브랜드로 PMP·내비게이션을 내놓는 유경테크놀로지스(대표 김삼식)는 최근 ‘경사’를 맞았다.
내비인사이드(www.navinside.com)에 개설된 자사의 체험단 커뮤니티에서 만난 두 회원이 지난 16일 결혼에 골인한 것. 회사 관계자는 “지속적으로 커뮤니티를 모니터하며 아이디어를 얻고 있는데 이렇게 경사도 생겨 기쁘다”며 “체험단 활동을 더욱 지원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차윤주기자@전자신문, chayj@